8. 29. ~9. 12. 갤러리 아르쥬엘
여름의 끝자락에 가을빛이 스며들 때
전시명 ‘도화선’은 도자와 회화, 그리고 선의 화합을 뜻하며 박성열 작가의 옻칠 선으로 표현된 독창적인 회화와 오브제, 그리고 한기원 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도자의 만남을 의미한다. 또한 ‘도화선’의 사전적 의미인 폭약에 불을 붙이는 심지처럼, 이번 전시가 공예 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에 전시명을 ‘도화선’으로 지었다.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이 계절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청량한 도자와 깊이 있는 옻칠, 이 두 예술세계가 만나 생겨나는 시너지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순간의 미묘한 감정과 아름다움을 감상자에게 전한다.
박성열 작가 섹션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이 시기를 반영 할 작가들을 떠올리며, 자연스레 두 작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기원의 청량한 호우백자와 박성열의 가을빛 색감의 오브제가 어우러질 때, 계절의 경계선이 작품 속에 녹아들며 감각적으로 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들의 작품은 무더운 여름의 마지막 순간과 가을이 서서히 스며드는 계절의 변화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냈다.
한기원: 청량함을 담은 호우백자의 정교함
한기원 작가는 그 섬세함과 정교함이 뚜렷한 도예가이다. 그의 백자는 마치 설탕시럽을 입힌 듯 투명한 유약의 흐름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청량하고도 섬세한 미감을 구현한다. 마치 자연의 한순간을 그대로 담아 낸 듯, 유약의 흐름과 빛의 반사가 어우러져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감상자에게 선사 한다. 작품에 깃든 청량함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닮은 깊이 있는 정서를 담고 있다. 특히 한기원의 대표작 「호우」는 ‘때맞춰 내리는 비’라는 이름처럼, 마치 물방울이 표면에 맺힌 듯한 유약의 흐름을 정교하게 표현한다.
신작 「눈꽃」에서도 그만의 섬세함이 빛을 발한다. 눈 결정이 하얗게 내려앉은 듯한 유약의 질감과 디테일은 눈의 순수함을 작품에 담아내며, 이로 인해 단순한 생활자기가 아닌 예술적 감동을 선사하는 오브제로 변모한다. 그가 빚어낸 작품은 자연의 리듬과 계절의 모습을 담은 한 편의 시와 같다. 그의 작품을 마주할 때 맑고 깨끗하면서도 깊이 있는 예술세계와 조우하게 된다.
한기원 작가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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