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일 년 중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최대 도자기 축제는 큐슈九州 지역에서 열린다. 큐슈는 북동쪽으로 간몬關門터널을 사이에 두고 혼슈本州와 연결되어 있고 동쪽은 분고豐後수로를 통해 시코쿠四國와 마주한다. 큐슈는 아름다운 자연경과 함께 한반도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일찍이 대륙문화의 영향을 받아들여 정착시킨 문화유산이 곳곳에 많이 남아 있다. 특히 1592년 임진왜란과 1597년 정유재란 때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이 일본 도자문화를 크게 변혁시켰으며, 그 도자문화유산은 현재 큐슈 지역 도자기 축제의 밑거름이 되었다. 흔히 아리타有田 도자기 축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아리타 이외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큐슈 지역의 도자기 축제들이 4월 말부터 5월 첫 주까지 열린다.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깊은 산 속에서 도자기를 굽고 있는 온타小麻田 마을이나 14대째 조선도공의 대를 이어서 차茶도구를 빚고 있는 다카도리高取와 가라츠唐津, 일본 산업도자기의 산실라고 할 수 있는 하사미波佐見와 다케오武雄, 유럽으로 수출되었던 일본 귀족자기의 이마리伊万里 등은 각각의 특별한 조형적 맛을 보여준다.
오이타현大分県 사라야마皿山 계곡에 가면 물레방아로 절구 찧는 소리가 들린다. 시시오도시ししおどし, 즉 ‘사슴이 놀란다’라는 뜻이지만 일본의 소리 100선에 들어가는 온타小麻田 도예촌의 물레방아 소리이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계곡물을 이용하여 물레방아로 도석 등 원료를 분쇄한다. 온타야끼小麻田燒는 16세기말 모모야마桃山시대 조선도공의 다카도리高取 계열 일부가 사라야마皿山로 이주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小麻田おかた의 발음은 ‘온타おんた’라고 하는데 온타는 오키타おきた, 隱田라고도 쓰며, 숨겨진 ‘논’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어원은 아마 온타 도예촌이 깊은 산 안쪽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1924년 민예운동의 창시자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이곳을 방문해 『日田の皿山』를 저술하여 온타야끼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온타에는 아홉 개의 요장이 있다. 각 요장에서는 전통방식대로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원료를 빻고, 가족들이 분업하여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온타 도자기의 특징은 문양에 있다.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법한 문양들이다. 유약을 기물에 던지듯 뿌려서 모양을 내는 ‘우찌가케打ち掛け, 스포이드 등을 이용하여 그릇의 몸체에 세로 줄로 유약을 흘러내리게 하는 나가시가케流し掛け,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칼로 일정하게 연속적으로 문양을 내는 토비칸나飛び鉤, 성형 후 붓으로 화장토를 이용하여 위에서 아래로 선을 그리 듯 문양을 내는 우찌하케메打ち刷毛目, 기물에 백화장토를 바르고 마르기 전에 손가락으로 무늬를 그려 넣는 유비가키指描き, 뾰족한 나무빗으로 완만한 곡선이나 파상문, 직선문을 음각하는 구시가키櫛描き 등 다양하다. 작은 도예촌이지만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온타야끼는 1995년 일본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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