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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6월호 | 칼럼 ]

[문화재 돋보기 ⑱]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
  • 김대환 문화재평론가
  • 등록 2022-09-05 11:25:28
  • 수정 2024-07-05 11: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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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돋보기⑱ | SPOTLIGHT ON NATIONAL TREASURES]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

글.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평론가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白磁獬豸形戒盈盃」 조선시대 | 높이12cm 길이 14.5cm | 송은문화재단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 받침」 서울공예박물관


「백자양각 매화문 귀형 계영배」 국립중앙박물관

계영배戒盈盃는 ‘술잔에 술이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한다.’는 의미로 절주배節酒盃라고 부르기도 하며 술잔에 일정량 이상의 술을 부으면 부은 술이 모두 사라지는 마법의 술잔이다. 술잔 속 가운데 뚜껑이 있는 기다란 이중 관을 세우고 그 관속의 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술을 일정량 이상 부으면 관을 통해서 술잔 바닥으로 새어 나가게 만들었다. 사이펀Siphon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 물이 표면에 공기의 압력에 의해 물을 밀어내는 작용을 하는 성질을 말한다. 술잔 바닥으로 새어 나온 술은 술 받침의 구멍으로 들어가 잔 받침 속에 채워지게 된다. 술잔에서 술이 한번 빠져나가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다시 채울 수 있게 되어서 그만큼 술을 마시는 속도를 제어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라’는 선조들의 교훈이 새겨진 유물이다.
사진1)의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白磁 獬豸形 戒盈盃」는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으로 19세기 경기도 광주 분원리에 위치했던 왕실 관요에서 제작된 수준 높은 작품이다.사진1, 2, 3, 4)
몸통에 해당하는 잔 받침은 해치모양으로 머리를 갸우뚱하게 틀고 입을 벌린 해학적인 모습으로 사기장의 높은 예술적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고 등위에는 장수의 상징인 두 마리의 학이 날개를 펴고 마주 보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잔을 놓는 원형의 턱과 구멍 뚫린 매화꽃 속으로 넘친 술이 흘러 들어가게 되어있다.
해치모양의 받침 위에 올려지는 잔은 잔 속의 가운데는 매화꽃 뚜껑이 달린 이중관이 세워져 있고 관속 바닥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잔의 바깥면에는 네 송이의 매화꽃이 달린 매화 가지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고 다른 쪽에는 ‘天道流盈 挹此瞿瞿천도유영 읍차구구’ 라는 문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하늘의 도는 흘러서 넘치면 바삐 이를 퍼내느니라’ 는 뜻으로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교훈이라 볼 수 있다. 몸통의 해치는 해태라고도 불리 우며 화마를 막아주고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의 상서로운 동물인데 결코 무섭지않고 귀엽게 조각하였다. 최상의 백자토를 사용하고 맑고 투명한 담청색의 유약, 뛰어난 조각술이 동반된 명품으로 왕실이나 사대부가 이상의 상류층을 위해 제작된 유물이다. 잔과 몸통은 가는 모래받침을 사용하여 번조한 흔적이 남아있다.
현존하는 계영배는 「백자 해치모양 계영배」, 「백자 거북모양 계영배」, 「백자 쌍학무늬 계영배」 등이 몇 점 있으나 그 수량은 적고 희소하다. 사진5, 6, 7) 특별한 용도로 주문 제작된 도자기는 다량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존하는 수량 또한 매우 적고 희소하여 높은 예술성과 함께 보존과 연구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 계영배는 우리  선조들의 절제의식과 높은 수준의 과학적 기술을 도자기에 접목시킨 사례로 매우 중요한 유물이다. 유물의 보존과 전시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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