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담화④ | CRITIC IN CONVERSATION]
집家다운 집,
공예다운 공예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팽팽한 대선 정국에서 제일 큰 이슈는 ‘부동산’이었다. 2020년부터 슬금슬금 오르던 집값이 평범하고 건실한 노동자의 저축으로는 도저히 접근 불가능한 고점으로 치솟는 것을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집 가진 자나 집 없는 자나 모두 웃지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집은 늘 뜨거운 감자이자 논란이었지만, 오늘의 ‘집’이 남다른 것은 지금이 유독 고통스러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인터넷이나 IT발달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점점 개인화되고 자기만의 공간, 현실보다는 가상공간을 추구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었다. 2019년 코로나가 엄습했다. 코로나가 극단적인 비대면과 칩거를 요구하다보니 개인의 고립, 공동체의 붕괴는 더욱 깊어졌다.
코로나는 우리 시대의 집의 의미를 바꾸고 있다. 집에서 이제 거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조금 더 나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갖고 싶다는 사람들의 생각도 커졌다. 안전하게 지내고 싶고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이왕 오래 머물러야 한다면 아름다운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물,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으랴. 문제는 집이 정주할 공간, 쉼과 안식의 공간이 아니라 부의 창출, 증식의 수단-부동산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지구상 집이 필요한 동식물을 통틀어, 유독 인간만이 집을 실용성, 경제성을 따져 돈으로 계산한다. 집이란 빈자나 부자나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안에서 생활해야하는 공간이다. 물론 집을 짓거나 소유하려면 돈이 없으면 안 되지만 돈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집은 각자의 지향이나 형편에 따라 달리 사는 것이지, 비교 우위 논할 것이 아니다. 언제나 한국 사회는 ‘집=부동산’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건축가이자 이로재履露霽 대표 승효상은 2020년 한 지상파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은 부동산 즉, 사고 파는 대상이 아니라 문화이자 사람이다.”라고 말했다.1 그의 말처럼 집은 사람이 정주하는 공간이다. 집은 사는 사람이 최소한의 자기를 표현하고 삶을 지속할 수 있으면 족하다. 떠돌이가 아닌 이상 인간은 집에 머물러야 하고 적어도 그 안에서는 안전해야 한다. 집은 재테크 아이템이 아니라 생존과 인간다움을 위한 공간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4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 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