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료와의 전쟁, 그림으로 말하다
스타니스 무왕가
글. 조혜영 송현아트 대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 Congo에는 한국과 비교 했을 때 현대적 표현을 시도하는 도자 작가가 극히 드 물다고 한다. 콩고의 작가인 스타니스 무왕가Stanis Mbwanga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그를 통해 미지의 세계 를 리서치할 수 있었다. 지리적·문화적으로 접하기 어려 운 나라의 작가와 소통을 하기란 쉽지 않다. 모바일과 소 셜 미디어가 없었다면 이번 기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필자는 작가와 약 3개월 간 대화를 나누었으며 현대도예 가 드문 콩고에서 어렵게 생존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 면서 스타니스로부터 겸손함과 인내심을 배웠다.
콩고민주공화국
스타니스 무왕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니 스의 작품은 얼핏 보면 인체나 사람에 대한 해석 같지만 이면에는 그가 일상적으로 대면하고 있는 많은 이슈들을 내포한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콩고가 직면하고 있 는 정치-경제 관련 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광물자원이 넘 치고 풍부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원이 오히려 독 이 되어현실이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 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은 알제리에 이어 아 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넓은 나라이며, 우리나라 한반도 보 다 10배 정도 넓은 면적에 해당한다. 콩고라는 국명은 콩 고강 유역에 사는 ‘바콩고Bakongo’라는 부족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현재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콩고공화국으 로 나뉘어 있다. 두 개의 국가가 도시국가가 아님에도 불 구하고 각각의 수도는 국경지대에 위치하여 콩고-킨샤 사Congo-Kinshasa 콩고민주공화국 와 콩고-브라자빌Congo- Brazzaville 콩고공화국 로 분리되어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 임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콩고’라고 하면 ‘콩고민주공 화국’을 뜻하는 것이다.
풍부한 천연광물과 자원의 저주
스타니스는 콩고의 정치-경제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 응한다. 어린 시절부터 내부 반란, 내전, 폭력 등을 일상 으로 삼고 살았다. 콩고의 역사를 보면 주변국들이 콩고 를 이용하기 위해 약탈과 내전이 끊이지 않았다. 민족적- 종족적으로 보면 반투계Bantu 아프리카 나야사 호주의 남쪽 , 수단계 Cote d’Ivoire, 나일계Nile, 피그미계, 햄계 등 모두 얽히 고설켜 있다. 과거 벨기에의 식민지 영향으로 프랑스어 가 공용어로 지정됐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콩고는 내 전이 지속되고 있다. 부정부패가 매우 심각해 천혜의 광 물자원에도 불구하고, 국익의 안정보다 불안과 갈등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콩고민주공화국 동쪽은 보물창고라 고 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콩고는 풍부한 다이아몬 드 보유국으로 알려졌으며 구리 매장량이 전 세계의 15% 를 차지하고 세계 코발트의 60%가 콩고에 매장되어 있 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탈륨Tantalite과 니오븀 Niobium의 혼합물인 콜탄Coltan의 생산량이 세계 1위 로 압도적이다. 콜탄은 휴대폰, 반도체 등 전자기기의 전 류를 흐르게 하는 주원료로, 현대문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재료이다. 콜탄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시시각각 콩 고를 탐하고 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스타니스는 ‘전쟁과 테크놀로지 War and Technology’라는 주제로 시각적인 효과를 극 대화시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컴퓨 터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기본 프로그램 보드 등의 전선 을 배경으로 하여 사람의 얼굴 신체 등과 결합시킨다. 동 시에 아프리카의 전통문양을 작품에 적용해 콩고의 과거 와 현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