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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월호 | 뉴스단신 ]

도예모임을 만나다
  • 편집부
  • 등록 2021-01-04 10: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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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께하는 힘과 일상에서의 도예
도예모임을 만나다
글·사진. 이수빈
기자

흙을 좋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흙내음을 맡으려 산에 오르고, 텃밭이나 화분을 가꾸며 흙을 가까이하곤 한다. 이번 기사를 통해 소개할 세 개의 모임은 흙의 매력을 부드러운 물성, 이를 만지며 얻는 마음 치유, 무엇이든 만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라 말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도예 시간을 통해 월요병을 치유한다는 ‘토락’과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찾고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흙비즘’, 대학 내 도예동아리에서 시작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시 그룹이 된 ‘사도회’를 만나 모임이 주는 힘과 그들이 흙을 아끼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흙을 즐기는 사람들-토락

´토락´은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에서 진행중인 조형도예반 수강생들의 모임이다.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은 0.5루베 전기가마와 전기물레 5대가 구비된 미술교육과 도예실에서 매주 월요일 수업을 진행한다.
회원들은 ´조형도예´를 배우는 커리큘럼이 특성상 조형성을 강조한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개인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구성원 대부분은 6~7년 이상의 경력자고, 취미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고 공방을 여는 등 도예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토락’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박봉희 2017년 첫 인사동 전시 <토락전-꿈을 빚다>전을 열며 붙인 이름이에요. 말 그대로 ‘흙을 즐기는’사람들 의 모임이라는 뜻이에요. 수업이 매주 월요일인데, 한 주
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참 힘든 날이잖아요. 하지만 저녁 에 도예수업이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힘이 나고 즐겁더라 고요. 우리 회원들 역시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 믿고,토락으로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윤정
강진고려청자박물관의 청자연구소에서 상감기 법 시연을 관람하고 도예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학교에 서 사회 과목을 지도하며 강조한 ‘우리 전통 예술의 우수 성’을 직접 마주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도예 작품 을 하나둘 소장하다 보니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고, 평생교육원을 찾게 됐어요.
이용순 교대 재학 당시 공예를 부전공했어요. 짧은 기간에 배우는 범위가 넓다보니, 깊게 탐구하지 못한게 아쉬웠죠. 공예 중에서도 입체를 만드는 도예에 매력을 느끼고 배울 곳을 찾던 중, 경인교대 평생교육원에 조형도예반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1기로 합류하게 되었어요.

전시를 꾸준히 이어오는 이유가 있다면?
이용순
2014년부터 매해 전시를 선보이는 것은 작품에 집중하길 바란 이진복 교수님의 권유였어요. 인천을 벗어나 인사동에서 전시하게 된 것은 지인 말고도 불특정 다수로부터 피드백을 듣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큰 무대 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떨리기도 했지만, 칭찬과 조언, 가끔은 쓴소리까지 들으며 자기 작품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박봉희 우리를 모르는 분들의 우연한 방문이 잦은 점이 인사동 전시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프로로 활동하는 도예가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요.

토락 활동이 교직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백은영 회원 대부분이 교사이다보니, 작업 시간에 학교이 야기를 많이 해요. 학생 지도에 관한 고민을 서로 조언과 격려를 건네죠.
강경애 초등 교육과정 중 도자공예 파트가 있어요. 보통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흙으로 만든 후, 말려서 가져가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우리 학급 미술 수 업에서는 도재상에서 구매한 청자토로 그릇을 만들고,번조해서 집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 동료 선생님들도 우리 사례를 참고해 학년 전반으로 수업의 퀄리티가 높아져,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도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백은영
예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만나는 것이 항상 즐겁습니다. 변화무쌍한 매력이 있어요.

강경애 만든 사람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이 아닐까요. 건조대에 놓여있는 기물을 보면, 누구의 작품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이용순 퇴직 이후에도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제2의 직업을 찾은 것 같아요. 토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아트 페어에 두 차례 참여하고, 작은 작업실도 마련했어요.

그릇과 정을 빚는-흙비즘
´흙비즘´은 마포 평생학습관의 도예 동아리로, 평생학습관 도예교실에서 5년 이상 수강한 회원들의 모임이다. 2000년 동아리 설립 후 20년 동안 12회의 그룹전을 선보였다. 흙비즘은 매주 화요일 동아리방에 모여 함께 작업한다. 전기물레 7대와 건조대, 손물레 등의 설비를 갖춘 동아리방은 그들의 작업공간이자, 사랑방이다. 도예 동아리를 넘어 새로운 가족을 이룬 것 같다는 그들의 서로를 향한 애정이 흙을 사랑하는 마음 못지않아 보였다. 코로나19와 내부공사로 인해 잠시 동아리실이 폐쇄되었지만, 이들은 인근의 공방에 다시 모여 ´방과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예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영란
도예를 처음 배운 것은 18년 전이에요. 아이가 지점토 공예를 배웠는데, 그 옆에서 제가 더 즐겁게 만들고 있더라고요. 이때 ‘내가 흙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깨달았어요.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도예교실을 찾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흙비즘에도 가입하게 됐어요.
송화섭 마포 평생학습관이 생겼을 때 ‘헬스를 등록해볼까’하는 생각에 방문했는데, 프로그램 중에 도예수업이 있어서 놀랐어요. 그 전까지 도예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고, 장작가마가 있는 교외에서만 작업이 가능한 줄 알 았거든요. 도심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반가워 등록했는데, 그날을 시작으로 어느새 20년 넘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네요.
작품활동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서난희
매주 동아리방에 모여 손을 움직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작 업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한 주 동안 속상했던 일들도 이야기하고요. 그렇게 온종일 작업하고 돌아가면 가족들한테 더 잘하게 되더라고요.
송화섭 흙비즘 전시로 선보였던 작품들을 포트폴리오로 마포미술인협회에 등록했어요. 나를 설명하는 단어로 엄마, 직장인 외에도 ‘작가’가 생긴 것이죠. 얼마 전에는 환갑 기념으로 도예기능사자격증도 취득했어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을 잃기 쉽다는데, 저는 예전보다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새로운 능력을 인정받고 있 는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해요.


흙비즘을 오래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송화섭
서로간의 끈끈한 정이죠. 10년 전쯤일까, 회원 중 한분의 자녀 결혼식이 있었는데 한복 입고 올 친척이 없어서 걱정이라는 거예요. 그 말에 흙비즘 멤버들과 함께 한복 입고 결혼식에 갔죠.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닐까요?
이인숙 올해 75세로 동아리 최연장자인 이강숙 선배는 먼 곳으로 이사했는데도 매주 참여하세요. 동아리 멤버들 오래 보려면 건강해야겠다고 다짐하세요. 우리 바람도 마찬가지고요.
김미영 동아리방을 제공해준 마포 평생학습관의 배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예에 필요한 여러 설비를 갖추고, 금전적 부담 없이 작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흙비즘 또한 학습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보답하고 있어요. 시각장애인, 어르신, 청소년 등의 도예체험에 강사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20년째 전시를 이어오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김미영 전시 오픈 전 디스플레이 마무리 중에 불쑥 들어 온 분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며 구매한 적이 있어요. 지인이 아닌 관람객이 작품을 구입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 마다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이인숙 우리 전시를 계기로 인사동 갤러리를 처음 방문하는 지인들이 많아요. 갤러리는 예술가나 관계자들만 드나드는 곳으로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인사동 나들이가 취미가 된 분들도 있고요. 주위의 문화 저변을 확대한 것 같아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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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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