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REVIEWS
생명체로 태어난 화기
변규리 <모래의 어족>
글.박경하 미술비평가
모래의 어족魚族, 어족이 사는 모래와 불은 도자의 근간이 되는 요소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변규리 작가의 작업은 물속을 자유로이 다니는 물고기처럼 물과 불, 모래라는 도자재료의 근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변규리 작가의 작품은 물레를 기본 제작 방식으로 하여 몸통 이라는 축과 얇고 가느다란 원통형의 촉 수를 자르고 붙여 제작된다. 그 크기와 형태는 각기 다르며 유기적인 형태를 띤다. 작가는「변신물」시리즈의 화병이 식물보 다 화려한 옷을 입지 않고 흙과 돌이 들러 붙은 듯한 수수한 질감을 하고 있다고 설 명한다. 특히「변신물」의 두 번째 화기에서 위의 원통에 사용된 유약의 표현은 나무의 겉면을, 그 밑의 원통의 색상과 투명 함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작가의 끈질긴 재료와 유약에 대한 탐구로 나타난 특유의 모습들은 기존 공예작업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질감을 연상하게 하는 색다른 특이성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더 나아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화기를 하나의 생명체로서 표현한다. 「촉수」 시리즈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은 그것이 위치하는 장소이다. ‘장소성’은 현대 미술에서 반드시 언급되는 미학적 개념 중 하나로, 작품이 어디에 놓이는지에 따라 그 작품이 갖는 의미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에 작업과 비평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공예품은 그것의 기능성을 강조하여 관객들에게 완결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얗고 깨끗한 전시대 위에 집중 조명을 이용하여 그림자까지도 완벽한 모습으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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