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그의 책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통해 “아주 일그러지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둥그런 원을 그린 것도 아닌 이 어리숙하면서 순진한 아름다움에 정이 간다”며 달항아리를 예찬했다.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제1세대, 추상화의 거장 김환기화백(1913~1974) 역시 “나의 모든 예술은 조선 백자와 백자 항아리에서 나왔다”며 “굽이 좁고 입구가 넓은 달항아리를 ‘공중에 둥실 떠있는 것 같다’고 격찬한 바 있다.
이렇듯 달항아리의 절대적인 단순함의 미학에 빠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지식이 많고 적음에 구분없이, 사람들은 달항아리를 어루만져 보고 싶어 하고, 안아보고 싶어한다. 지금도 달항아리는 비할 바 없이 고귀한 존재다. 한국인과 외국인을 불문하고 모두가 달항아리 앞에 서면 탄성을 터뜨린다. 우아하고 간결하며, 아무런 장식도 없는 단색은 황홀감을 준다. ‘무늬 한 점없는 것이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울까?…’
늘 수북하고 거친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열심히 작업하는 신현문 작가의 경험과 불이 만들어낸 희귀한 달항아리 작품들. 그의 작품에서그릇의 영혼 같은 것이 느껴진다. 흙의 영혼이 만들어내는 고운 빛깔이 깊다.
전통을 토대로 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신현문 작가는 이미 생활자기와 찻잔, 주전자 등 특색 있는작품들을 선보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전업작가다. 특히 그의 작품 중 달항아리는 옹기기법으로 그려낸 양감과 자유로운 조형미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위해, 본래 달항아리 특유의 소박하고 풍부한 느낌에 아름다움을 더하고자 다양한 채색을 가미했다. 전통의 기법을 이용하여 물레성형으로 다양한 크기의 달항아리를 만들었고, 종전 백자가 주를이루던 달항아리 작품에 진사유와 금빛이 나는 도자기를 선보인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