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John Lewis
스톤웨어 병Stoneware Bottles을 만드는 도자기 제조사로부터 출발한 덴비Denby도자기 공장은 1809년에 영국 중부에 위치한 더비셔Derbyshire지방에 설립되었습니다. 스톤웨어석기, stoneware는 방수성이 있는 흙으로 포셀린자기, Porcelain보다는 일반적으로 투명성이 떨어지고 반유리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포셀린 식기가 개발되기 전에 스톤웨어 병을 17세기부터 독일이나 네덜란드에서 수입했는데, 생활 도자기로 분류되었던 이러한 도자기는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각 가정, 음식점, 술집Tavern에서 술이나 물,오일 등을 담는 병으로 사용되었습니다.1) 영국을 대표하는 생활자기 브랜드 덴비에서는 그 전통을 이어받은 스톤웨어를 찾아볼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지 연재를 통해 소개해 드렸던 대부분의 영국 브랜드 도자기 회사들이 본차이나Bone China, 포셀린 혹은, 크림웨어Creamware를 기반으로 식기를 제작한다면, 그 중에서도 덴비는 특이하게 스톤웨어로 생활자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17세기에 영국으로 수입되었던 스톤웨어 병, 머그컵 등은 때때로 그 수준이조약하여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의도공 존 드와이트John Dwight가 풀럼도자기Fulham Pottery공장에서 기술을 연마하고 발전시켜 영국에서도 스톤웨어 생활도자기가 많이 생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통 스톤웨어 병은 술을 서빙할때 사용되었는데 특별히 맥주를 저장할 때 병에서 일어나는 발효과정이 병의 압력을 생기게 도와주었습니다.2) 덴비가 세워진 19세기에는 소금 유약으로 장식하는 스톤웨어Salt-glazed stoneware병이생산됐는데 쨈이나 피클을 담아두는 병, 술병 등 음식을 담기 위한 테이블웨어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잉크병, 담배 박스 등도 제작됐습니다.3) 덴비 공장에서는 소금유약으로 장식된 스톤웨어 병을 1900년도까지 생산하였습니다.4)필자가 왕립 예술 대학교Royal College of Art 석사 공부 시절, 교수님들과 석사과정 친구들, 그리고 제가 덴비 공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가 방문했던 공장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사진촬영이 불가하였습니다. 그대신 당시에 영국 패션 브랜드인 몬순Monsoon 과 덴비가 파트너쉽을 맺고 협력디자인을진행하는 디자인스튜디오에 특별히 방문이 허락되어 그 디자인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5) ‘몬순 홈 컬렉션 Monsoon Home Collection 테이블 웨어’는 그 동안 덴비에서 출시했던 도자기 라인과는 다른 느낌을 자아내어 디자인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좋은 예가 되었습니다. 덴비는 몬순 컬렉션뿐만 아니라, 쿡 웨어Cook ware, 유리, 요리도구 등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국 도자기 브랜드들이 다른 브랜드 혹은 패션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라인을 생산하는 추세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덴비 공장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덴비 그릇에 사용되는 여러색의 유약을 연구하는 실험실이었습니다. 덴비 도자기는 기물에 색 유약을 입히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자세히 보면 유약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독특한 색을 내거나, 유약위에 다른 색의 유약을 부분적으로 장식하는 등 디자인에서 ‘색色’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유약 개발이 덴비 도자기 공장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실험실에서는 끊임없이 유약연구에 몰두합니다. 그 결과 개발한 유약의 종류만 하더라도 5,000개가 넘지만 그럼에도 연구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덴비 그릇 중에는 여러 색 유약을 부분적으로 함께 사용한 디자인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그것은 유약을 직접 바른 것이 아니라 유약의 효과를 내는 ‘유약 전사지’가 사용된 것입니다. 이 전사지는 특별히 독일에서 제작한다고 합니다. 덴비가 사랑받는 이유 중의하나는 바로 유약 때문입니다. 또한 스톤웨어로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매일 사용하는데 부담감이 없다는 점과 공방에서 수공예로만든 도자기처럼 마감이 독특한 점이 덴비 생활자기의 장점입니다. 영국의 많은 도자기 공장들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갔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같은 듯 다른 모습의 덴비 도자기들은 여전히 더비셔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덴비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덴비 공장의 디자이너, 직원들은 이 점을 자랑스러워합니다.6)
덴비 공장을 방문하고 나서 몇 년 후에 다시 덴비 디자이너들을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 Albert Museum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 였습니다. <도자기의새로운 미래를 향하여Towards a New Ceramic Future>라는 주제 아래 3D프린팅과 도자 디자인에 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영국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the West of England에서는 현재 도자기 3D프린팅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 덴비 도자기 공장과함께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도자기 3D프린팅프로젝트 중에서도 직접 흙가루를 써서 형태를 바로 만드는 프로세스를 연구하는데, 프리젠테이션 당시 기술(2012년)로는 간단한 형태의 찻잔이나 컵을 디자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직접구워져 나온 도자기를 보니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덴비는 영국인들이 애용하는 생활 도자기, 테이블 웨어로 이미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도자기의미래를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지속한다는 점이 저에게는 신선한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