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공부했던 영국 왕립 예술 대학원Royal College of Art의(이하 RCA) 도예·유리과에는 1평 남짓한 작디작은 방이 있었다. 나는 여기서 몰래 전화를 하기도 하고, 잠시 혼자 쉬고 싶을 때 커피 한 잔을 들고 몰래 들어가 혼자 생각을 정리하곤 했다. 때로는 몰래 숨어 있다가 손잡이가 망가져 갇히기도 했다. 그곳은 특유의 에나멜 잉크 냄새가 가득한 프린트 룸Print Room이었다. 내 기억 속의 그 방은 RCA 캠퍼스 이전과 함께 사라졌지만, 새 캠퍼스에는 더 큰 전사실이 마련되었다.
실크 스크린Silk Screen
실크 스크린Silk Screen 전사는 오늘날 누구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도자 전사지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미 디지털 방식이 도자기 분야에 소개됐지만 아직은 가격이나 색상의 정확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1, 2도의 간단한 색상은 아직도 실크스크린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실크스크린은 스텐실과 비슷하지만 실크로 이루어진 천을 판 재료로 사용해 인쇄하는 방법이라 별도의 명칭으로 불린다. 도자기에서 실크스크린을 이용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다른 전사와 마찬가지로 판화의 방법을 응용해 도자 안료로 표현하는 식이다.
실크스크린 전사를 글로만 배우기는 쉽지 않다. 표현의 한계가 있지만, 간단히 이미지 준비부터 전사지를 만들어 붙이는 과정까지 차근차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지 준비IMAGE PREPARATION
1도 이미지
1) 이미지를 포토샵Photoshop에서 연다. 직접 그린 이미지는 스캔을 받아 JPEG 파일로 저장한다. 이미지는 상황에 따라서 최소 300~1200dpi 해상도로 준비한다.
2) 이미지 모드를 그레이 스케일gray scale로 바꾼다.
3) 이미지를 보정한 다음 저장한다.
4) 이대로 투명한 실크스크린용 필름에 프린트해도 되지만, 더 선명한 이미지를 원한다면 JPEG파일을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로 가져온다.
5) 이미지 트레이싱Image Tracing을 설정하게 되면 음영이 없는, 확실한 선으로만 이루어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ai 파일로 저장한 후 프린트한다. 공장에 맡기는 경우 대부분 이미지 트레이싱 과정을 거친다.
필름 프린팅
이미지가 준비되면 투명한 필름에 이미지를 인쇄한다. 실크스크린 필름을 인쇄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다면 인쇄되는 점dot 크기 등을 자세히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간단하게 이미지를 레이저 프린터로 인쇄한 후, 종이에 식물성 기름을 표면에 골고루 입혀 준비해도 된다.
프레임
실크스크린 판은 실크가 얼마나 촘촘한가에 따라 그 번호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90 이상이면 촘촘하고, 보다 섬세한 드로잉일 경우 최소한 150 이상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안료
전사 안료는 간단하게 두 분류로 나누어 상회 안료는 에나멜, 하회 안료는 스테인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온도에 따라 다양한 파우더형 안료를 사용할 수 있다.
종이
전사 종이는 전사지를 직접 만들 때 필요한 종이다. 전사지를 만들 때 코팅된 면에 인쇄한다. 일반 종이와 다르게 잉크를 바로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마를 때까지 실온에서 2-3일 정도 걸린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