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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삶에 대한 탐색: 중국 한漢 시대의 고분 유물전>
The Search for Immortality: Tomb Treasures of Han China
2012.5.5~2012.11.11 영국 캠브리지 피츠윌리엄 박물관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런던 2012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영국 피츠윌리암 박물관The Fitzwilliam Museum에서 오는 5월 5일부터 11월 11일까지 <불멸의 삶에 대한 탐색: 중국 한漢 시대의 고분 유물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고대 중국 황제들이 추구했던 불멸에 삶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 고분에서 출토된 300여개에 달하는 옥, 금, 청동과 도자기 유물들이 선보이며, 해외에서 전시된 고대 중국왕조의 유물전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다.
<불멸의 삶에 대한 탐색>전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중국 한漢왕조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한漢왕조는 현재 중국 통일에 기초를 세운 왕조다. 한漢황제들은 흩어져 있던 중국을 하나로 통일했지만 어렵게 얻은 왕국의 권력과 정당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해야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최근 수십년간 놀라운 고고학적 발견이 이뤄졌다. 피츠윌리암 박물관의 디렉터 티모시 포츠Timothy Potts 박사는 “한漢왕조가 현재 중국문화와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漢왕조 시대는 지역의 상당부분을 통합,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가장 먼저 일궈냈으며 이 제국은 거의 400년 동안 유지됐다. 또한 이때 비로소 현재 중국의 언어와 글씨가 형성됐다. 이것은 중국의 역사 및 오늘날 중국의 첫 시작 지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이번에 전시되는 뛰어난 금과 옥제품, 황제의 사후 세계에 쓰일 물건들과 그들의 여정에 함께하는 정교한 공예품들은 한漢왕조의 무덤에서 발굴된 최고의 유물이다.”고 말한다.
<불멸의 삶에 대한 탐색>전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북쪽의 한漢왕조의 유물뿐만 아니라 그와 가장 큰 경쟁구도를 가졌던 남쪽의 난웨南越왕조의 고분 유물들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시에는 난웨南越왕조의 창시자인 조타趙佗와 그의 손자며 후계자인 조말趙眜의 무덤, 한漢왕조의 왕들의 고분 유물들이 함께 선보인다. 난웨南越왕조는 광둥지역이 한족문화권에 흡수되기 전인 기원전 1세기에 존재한 독립왕국이며 한족과 광둥인을 구분 짓는 광둥민족주의의 근원이 된다. 이번 전시는 한漢왕조의 왕릉과 난웨南越왕조의 왕릉을 동시에 전시하는 최초의 해외전시며 이것을 통해 삶뿐만 아니라 죽음의 부분까지 경쟁했던 두 왕조의 패권주장과 자치권의 보호 등, 정치적인 면들 또한 알아볼 수 있다. 전시의 큐레이터 제임스 린James Lin 박사는 “두개의 경쟁 왕조의 유물이 한자리에서 비교되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이로 인해 고고학적 교본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사실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한漢의 첫 황제와 난웨南越의 첫번째 왕은 중국 남쪽에서의 권력과 정당성을 갖기 위해 투쟁을 벌였다. 이번 전시는 한漢왕조와 난웨南越왕조의 두 번째 왕 조말趙眜의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의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이러한 투쟁이 어떻게 2세대에도 지속됐는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전시는 만약 처음으로 고대 중국 왕들의 무덤으로 들어갔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에 중점을 두고 유물을 순차적으로 배치했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무덤입구를 지키는 테라코타 군병들과 왕의 유희를 위한 음악가, 무용가들, 그리고 갖가지 보물들이 있는 주요한 내실들을 차례대로 만날 수 있다. 또한 안쪽 내실에는 왕들의 관을 전시, 사실적인 체험도를 높였다. 이것을 통해 관람객들은 각각의 무덤들이 왕의 힘과 왕권을 상징하며, 왕이 사후세계에서도 삶에서 누렸던 특권들을 그대로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유물은 천개의 작은 옥판들을 금실과 실크를 엮어서 만든 난웨南越 왕의 시체를 감싼 갑옷과 세밀한 금세공으로 만들어진 황제의 도장, 이국적인 문양으로 장식된 벨트 등이 있다. 이밖에 흔히 볼 수 없었던 중국 고대의 화장실과 부엌도구들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불멸의 삶에 대한 탐색>전은 중국의 문화유산관리국과 쉬저우박물관徐州博物館, 시한난웨왕무박물관西南越王墓博物館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졌다. 고대 중국의 유물들이 해외전시를 위해 이렇듯 대규모로 방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는 실제 고대 왕들의 무덤을 재현하고자 하는 기획으로 중국 고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전시를 통해 중국 고대 왕들의 불멸을 위한 추구와 그들의 사후세계를 위한 물품들로 인해 발전된 중국의 공예미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효진 기자 namyoj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