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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월호 | 해외 ]

한국도예협회 일본도자문화 탐방기
  • 편집부
  • 등록 2010-06-11 11:42:46
  • 수정 2010-07-05 16: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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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예협회 일본 도자문화 탐방기

| 김성희 본지 기자

본지 취재팀은 한국도예협회 회원 21명과 함께 지난 4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도자 1000년의 미 : 茶·器>전시에 참여하고 도쿄인근 도치기현의 닛코, 마시코와 이바라키현의 카사마 지역의 도자 문화를 탐방했다. <한국도자 1000년의 미 : 茶·器>전시는 주일 한국문화원 신청사 개원 1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행사로 주일한국문화원(원장 강기홍), 한국도자재단(이사장 강우현) 주최, 한국도예협회(회장 윤태운)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재)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의 후원으로 열렸다.

4월 7일 _도쿄 도착
차·도자 문화에 대한 간담회

4월 7일 오후 2시경 벚꽃 잎이 흐드러지게 핀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버스를 타고 도쿄로 직행했다. 시내로 진입하자 일본이 자랑하는 오렌지색 도쿄타워와 도심을 가르고 흐르는 스미다강이 보였고 레인보우 브릿지Rainbow Bridge를 지나 신주쿠에 들어서자 8층 건물높이의 한국문화원이 눈에 들어왔다. 문화원에 도착하자 하루    먼저 도착한 윤태운 회장과 한국문화원 관계자들이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내일 오픈하는 전시를 위한 작품 설치가 시작됐다. 예정시간보다 도착이 늦어진 탓에 협회원들의 손이 분주했다. 오후 6시쯤 설치를 끝낸 후 근처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윤태운 한국도예협회 회장을 비롯해 박부원 도예가, 조이현 도예가, 강기홍 한국문화원 원장,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과 일간지 기자, 방송언론매체 등이 함께한 <한국도자와 차문화의 발전방향> 간담회가 진행됐다. 한국도자와 차문화의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자리에 함께한 MBC방송 취재팀은 오는 5월 18일 방영될 다큐멘터리의 한 부분으로 이번 기념행사를 소개할 계획이다.

4월 8일_ 도쿄 한국문화원

<차와 도자>전 및 다례시연 행사
이튿날 <한국도자 1000년의 미 : 茶·器>전시 및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에는 조만제 한일전통문화교류협회장을 비롯해 권철현 주일한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 정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중앙본부 단장, 일본의 차도 문화를 이끌고 있는 이차암 이에모토, 고바야시 스미코, 일본 미용업계의 대모로 불리는 다케시마 겐지 등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문화단체를 비롯한 각계 인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시에 앞서 명원문화재단의 한국 전통다례의식 행사가 진행됐다. 명원문화재단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7호 궁중다례보유자인 김의정 이사장이 운영하는 다례교육기관으로서 한국의 전통 다례법을 보존, 교육, 전파하고 있는 한국 차문화와 다도의 종가이다. 이날은 명원문화재단 문하생들의 전통다례법을 시작으로 김의정 이사장이 단독으로 선보인 조선시대 궁중다례를 국악과 함께 선보였다. 기념행사가 끝난 후 1층 갤러리에서는 한국도예협회전 오픈식 행사가 열렸다. 총 100여점의 다양한 도예 작품과 함께 마련된 한국 고유의 전통 다식과 전통차는 특히 전시장을 찾은 일본 측 인사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 일본인 관람객은 “한국의 도자와 차문화는 실제로 처음 접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전시는 4일간 계속됐다.
이날 오픈식에서 윤태운 한국도예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근대사에서 세계 문명을 리드해왔던 서양문명이 서서히 동양으로 기울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차와 도자기라는 두 단체가 함께 진행한 공동행사는 이례적이면서도 흥미로운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일본 사람들은 대개 한국엔 고유의 차문화가 없는 줄 알고 있다. 이번 행사로 우리의 전통 궁중다례를 본 후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매년 정기적으로 이와 관련한 행사를 열어 우리 민족의 얼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4월 9일_ 닛코

‘닛코를 보지 않고 멋있다는 말을 하지 마라’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소도시이지만 이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담긴 일본인들의 말이다. 도쿄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려온 도치기현 북서부근처의 닛코는 해발 2,000m가 넘는 난타이산 아래 자리잡고 있었다. 온천지로 유명한 이곳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쇼구 신사가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잠든 도쇼구 신사
도쇼규 신사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키가 족히 40~50m는 될 법한 곧게 뻗은 삼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나무 그늘 사이로 호젓하게 흙 길을 걸어보니 바쁜 일상 속 여유가 느껴졌다. 자유분방하게 줄기가 뻗어있는 한국의 침엽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주변의 삼나무들을 지나 도쇼구 신사에 들어서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에도막부의 기초를 닦은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의 무덤을 기리기 위해 손자 이에미쓰가 1617년 56만냥의 금과 1만 5천 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재건한 도쇼구는 닛코의 유적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도쇼구는 전체적으로 부채꼴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높이 9m, 기둥둘레 3.6m의 화강암 기둥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1618년 후쿠오카에서 운반해 온 이 기둥은 일본에서 가장 큰 석조 도리이다. 입구를 지나자 정문인 요메이문이 버티고 서 있다. 일곱 가지 채색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이 문은 정교한 400여 개의 조각과 문을 받치고 있는 12개의 둥근 기둥, 독특한 건축 양식이 어우려져 도쇼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새겨진 조각들을 보고 있자면 해가 지는 줄도 모른다고 해서 ‘히구라시노몬’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요메이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새겨진 문양이 전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신사 안에는 많은 전각이 국보나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특히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으로 가는 입구 처마 밑의 잠자는 고양이 ‘네무리네코’가 유명하다. 에도시대의 평화로운 모습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전각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있다.


난타이산의 절경
도쇼구 주변의 문화유산을 보고 난 뒤 난타이산에 잠시 들렸다. 구비구비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난타이산의 절경과 용암을 뿜어냈던 거대한 분출자국이 장관이다. 고갯길을 넘어가면 난타이산의 화산 분출로 형성된 주젠지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해발 1,270m 지점에 형성된 이 거대한 호수는 둘레가 27km, 최대 수심은 163m에 달한다고 한다. 호수가 얼마나 깨끗한지 헤엄치는 물고기와 바닥까지 선명히 보일정도다. 주젠지 호수를 지나 10분정도 걸으면 일본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인 게곤노 폭포가 있다. 낙차가 97m에 달해 웅장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곳이다. 떨어지는 폭포 줄기를 집중해서 보고 있으니 마치 주변의 바위들이 하늘로 오르는 듯한 착시현상에 빠져들게 한다.


4월 10일_ 마시코와 카사마

‘다누키’가 함께 하는 마시코 도자기 마을
닛코에서 하루 숙박 후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인 도치기현의 남동부에 있는 마시코를 방문했다. 마시코는 일본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도자기 마을이다. 19세기 중반 도예가인 오쓰카 게이사부로가 이곳에서 도기용 점토를 발견해 도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마시코 야키의 유래인데, 그 후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도예 공방이 계속 늘어나, 현재에는 그 수가 380개를 넘을 정도이다. 특히 매년 봄과 가을, 30만 인파가 몰려드는 도자기 시장이 열리면 인근마을 대부분의 주민들이 행사에 동참한다. 협회원 일행이 들린 식당에서는 젓가락 종이집에 20% 할인권이 새겨진 쿠폰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 쿠폰으로 마시코 지역의 도자기를 할인해서 구입하도록 한 것이다. 공방마다 ‘다누키’라는 이름의 익살스러운 너구리 도자조형물이 전시돼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장사번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행운의 너구리는 일본인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마다 쇼지 기념관
마시코에는 도예가 하마다 쇼지(1894~1978)생가였던 기념관이 있다. 마시코에 가마를 만들어 도자기를 부흥시킨 하마다 쇼지는 당대의 도자예술에 커다란 영향력을 준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와 함께 활동한 일본의 도예가다. 기념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그의 수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선과 중국에서 들여온 가구들과 그림, 영국과 프랑스의 엔틱 가구까지 국적을 불문하고 다채로운 문양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물품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저택과 작업실, 장작가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마시코시 차원에서 하마다 쇼지 기념관을 단지 관광지가 아니라 도예체험장과 각종 도예행사가 열리는 장소로도 적극 활용한다고 한다.


현대도예가 주를 이루는 카사마
점심 식사 후 방문한 곳은 마시코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인 이바라키현의 카사마다. 300여명의 도예가가 활동하는 이 지역은 카사마야키 공동조합을 중심으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도자관련 여러 공공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대학출신의 도예가들이나 젊은 작가들이 다수 활동하는 이곳에는 현대도예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 도자재료판매상가가 가장 먼저 눈에 띤다. 이곳에서는 작업에 필요한 도구 뿐 아니라 이 지역의 흙을 이용해 생산된 도토를 지역 도예가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었다. 카사마의 흙은 점성이 좋아 물레 성형에 용이하다고 한다. 점성이 좋은 흙 덕분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들은 물레성형이나 판작업 등의 수작업이 대부분이고 수작업 도자기인데도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마을중심부에는 카사마 공예의 언덕이라 불리는 카사마 도예의 숲이 있다. 언덕을 오르면 제일 먼저 전통가마가 보인다. 왼쪽으로 카사마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를 전시 판매하는 판매관이 있고 그 뒷편으로는 요업지도소가 있다. 판매관 안으로 들어가니 조형작품, 인형, 사발, 찻주전자, 화분 등 다양한 도자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작가나 공방별로 구분하지 않고 품목별로 전시한 부분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여러 작품을 서로 비교하고 선택하기 용이하게 배려한 듯 보였다.

카사마 지역탐방을 끝으로 5일간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한국도예협회는 앞으로 일 년에 두 차례 꾸준히 해외전시를 펼칠 계획이다. 이번 일본 전시 및 탐방을 추진한 윤태운 회장은 “세계 도자산업은 산업적, 예술적 분야를 합쳐 약 5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 도예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었으나 현재 한국 도예산업은 전체 매출이 일본의 4분의 1에 그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죠. 현재 아시아시장은 중국과 일본이 잠식하고 있는 형국입니다”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선보일 해외 전시를 통해 각 회원들의 작품의 질적 향상과 한국 도자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유망 작가의 발굴 및 지원, 도예 문화의 저변 확대와 도예 산업의 발전 방안 등 한국도자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도예협회의 추후 행보가 기대된다.
이번 한국도예협회 일본전시행사와 도자문화탐방에는 도예가 강신봉 고상순 구성회 김광수 김경진 김복한 김진학 박광천 박부원 박소영 양구 오해금 윤태운 이광 이용백 이진규 이희복 조규진 조병호 조이현 탁인학과 수원 월드컵 사무총장 송기출 박사, 월간도예 취재팀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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