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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월호 | 해외 ]

NCECA 2009
  • 편집부
  • 등록 2009-07-11 13: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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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tional Council on Education for the Ceramic Arts
| 전신연 미국리포터, 도예가

제43회 NCECA(미국도자예술교육협회) 컨퍼런스가 지난 4월 8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미국 아리조나주의 피닉스Phoenix에 위치한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NCECA 컨퍼런스는 <Ceramic Interface: From Dawn to Digital>을 주제로 열렸는데, 미국의 도자예술 관련 아티스트, 학생, 교육자, 갤러리, 뮤지엄 관계자 등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전시회와 강의, 주제 발표, 슬라이드 쇼 등 여러가지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흙은 인류에 의해 예술적, 기능적 목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재료이고 문자조차도 없던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들은 당시 고대인들의 생활을 짐작해볼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시대를 거치면서 당대의 예술가들은 흙을 이용해 새로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고, 각 시대, 각 문화권에서는 새로운 도예적 기술, 재료를 고안해내고 사용했을 뿐 아니라, 도예를 포함하여 예술 분야간의 초월적 시도가 있어 왔다. 그러한 경향은 과거에만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시대라 불리는 현재에도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이번 NCECA 학회의 주제를 <Ceramic Interface: From Dawn to Digital>이라고 선정했다고 한다.


혁신적인 건물들과 유수한 아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듯이 피닉스는 예술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뛰어난 도시이다. 피닉스를 비롯해 그 주변에 인접한 탐페Tempe, 메싸Mesa, 스컷츠 데일Scotts dale등의 주요 도시의 100여개가 넘는 전시장에서 이 컨퍼런스 행사와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었다. 행사장인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서도 NCECA Expo가 열렸는데 도예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여러 갤러리들과 함께 프로젝트 스페이스라고 명명한 커다란 홀이 마련되어 시간Time based, 우연Chance, 반복Repetition 등을 주제로 한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작업들을 공개하고 있었다.
수요일에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개회 행사가 있는 컨벤션 센터로 향한 필자는 등록을 마치고 미국 전역과 유럽, 중국, 한국 등의 도예관련 사업체, 잡지사, 재료상, 도예전공의 여러 대학들 그리고 비영리 미술 센터들이 각자의 부스를 마련한 커다란 전시장에 들렀다. 한국의 도예고등학교와 이천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도 이 행사에 참가해서 두 개의 부스를 이용하여 한국의 전통 기법을 알리고 그들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한편 한국의 울산 옹기엑스포에서 온 허진규 도예가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스페이스 중의 한 부분에서 시연과 함께 성형이 끝난 옹기 항아리의 표면에 관중들이 사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개막식의 기조연설은 뉴욕 타임즈의 미술 비평가인 로베르타 스미스Roberta Smith가 나와서 ‘Sometimes Craft Just Means Bad Art: One Critic’s View of Contemporary Ceramics’라는 제목으로 도예작가들의 작품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진행했다. 그녀는 지난 십여년간 세라믹이 순수 예술에서 얼마나 많이 미디엄으로 활용되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도예가 과연 공예craft인가 아니면 예술인가하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녀는 예술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술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많은 분야들이 예술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고 하며, 도예도 그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최근에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증거를 (뉴욕의 갤러리에서 도예가들을 중요시하는 것이나, Carnegie International과 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엔날레에서 도예가를 선정한 것 등)통해서 도예 분야가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각각의 도예가들의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어떠한 작품이 예술작품일 수 있는 것은 재료나 기법에 관계없이 작품 스스로에 존재하는 미적 영향력인데, 이러한 힘은 작가의 역량에서부터 나온다고 했다. 그녀가 보여준 슬라이드 쇼에서 그녀가 선택한 작품들은 잘 성형된 실용적인 용기들은 없었고 주로 찌그러지거나 비대칭적인 형태, 표면은 컬러풀한 저온 유약이거나 울퉁불퉁한 무유작품 등 근현대에 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들이었다. 인물 형상의 작품은 하나도 없었고 주로 오브제나 추상적인 형태, 세라믹 오브제를 이용한 인스톨레이션 등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예술이란 재료나 기법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강연 말미에는 관객들과 질문과 응답의 시간을 가지며 더욱 활발한 토론이 오고 갔다. 그 중에 필자가 기억하는 그녀의 답변들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티스트는 외면이 아닌 작가 자신의 내면을 부수어야 한다. 자신이 쓰는 재료에 대해 완전히 습득하고 그 재료들을 이용해 독창적이고 출처가 분명한 진짜 새로운 것을 만들어라.”, “예술은 자의식에 대한 탐험(탐구)의 모습이다. 네가 작업에 임할때 비로소 너의 자의식은 확장되고 또한 그것을 표현한다. 의식을 내면으로부터 확대한 것으로 만들어라. 네가 만드는 모든 것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 온 것이 아닌 너에 관한 것이다. 재료와 관련해서 무엇이든지 너의 손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작품의 질을 높이고 너 스스로에게 도전을 해라”
기조 연설 이외에는 NCECA 회장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짧막한 연설을 했는데 그 중 예술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유창한 말솜씨로 밝히며 관중들을 사로잡은 아리조나 주립 대학(피닉스 소재)의 허버거 아트 대학Herberger College of the Arts의 한국인 학장 김광우씨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둘째날 오전 8시부터는 ‘Public Art and the Nobility of Use’라는 강연을 시작으로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 도예가 타케시 야수다Takeshi Yasuda와 미국 도예가 타라 윌슨Tara Wilson의 공개 시연이 홀2에서 열렸고 컨벤션 센터의 일층에 위치한 강의실에서는 Video Screening이 있었는데, 탐 터너Tom Turner, 탐 콜만Tom Coleman과 프랭크 보이든Frank Boyden의 협동 작업 그리고 최근에 작고한 미국의 저명한 도예작가들인 랄프 바쎄라Ralph Bacerra, 루디 오티오Rudy Autio 등의 생전의 그들의 모습과 예술세계, 그들이 배출한 학생들과 그들이 도예계에 미친 영향력, 그리고 지인들이 고인을 추억하는 장면들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했다. 오후 1시에는 40분 동안 한국의 숨쉬는 옹기 항아리의 제작과정과 쓰임새, 한국의 먹거리와 문화 등을 소개하는 비디오 상연도 있었다. 이어서 이번 NCECA의 폐회식 연사로 선정되었던 수잔 피터슨Susan Peterson의 ‘Oddities of Art and Nature’라는 5분짜리 비디오가 상영되었다. 그녀는 몇 주 전에 작고했는데 이 비디오는 생전에 그녀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고 그녀의 육성으로 작업배경과 작품세계에 무엇이 영향력을 끼쳤는지 직접 말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3층에 위치한 강의실에는 ‘Perils in the Sublime: A Poetic Consideration of Ecology, Landscape and Reconstruction’ 과 ‘Glaze Doctors’라는 주제로 그 분야의 전문가들 닐 포레스트  Neil Forrest와 피터 피넬Peter Pinnell이 사회자로 나와서 열띤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다.
 
오전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오후 공개 시연자인 데이빗 이스트David East와 어마 스타Irma Starr가 각각 30분씩 그들의 작품 이미지를 보여주며 작가의 변과 함께 그들의 작품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스승의 밑에서 공부하였으며 작업을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를 밝혔다. 데이빗 이스트는 획일적인 전원생활의 풍광이 가지는 이원성을 통해, 교묘하게 균형잡혀 있는 희망과 공포를 표현한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그런 교외적 모습의 틀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작품은 그런 단순한 형태뿐만 아니라 자기 정체성, 생물학적, 유전적 체계에 기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그는 도예가라고 하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전방위 미술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어쩌면 그는 이번 NCECA의 주제에 오히려 잘 맞는 작가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는 시연에서 자신의 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순한 형태의 주택을 만드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마 스타는 캔자스 시티 아트 인스티튜트의 Kenneth Ferguson의 밑에서 도자예술을 공부하고 캔자스 시티 뮤지엄The Nelson-Atkins Museum of Art in Kansas City에 있는 17세기 잉글리쉬 슬립웨어 컬렉션에 매료되어 졸업 후에 독자적으로 미술관의 슬립웨어를 복제하여 그 뮤지엄 샵에 판매했다고 한다. 당시의 경험은 잊혀져가는 마블링, 페더링, 슬립 트레일링 등의 전통 기법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디자인에 전통 슬립기법을 써서 만든 작품들은 스미소니언 미술관에 영구소장되어 있고 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트리장식을 위한 화이트 하우스 오나먼트로도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오후 12시부터 30분 동안은 진행된 영국에서 온 크리스티 브라운의 ‘Reflection in Action: Practice Based Research in the UK’의 강의를 들었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미술 대학 교수로 있는 그녀는 강연에서 최근 자신의 학교 박사 과정 학생들의 작품, 그녀의 정신 분석학과 고고학에 대한 연구에 근거해 제작된 인체 형상의 작품들, 2006년 Clare Twomey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 Albert Museum에 전시되었던 Trophy라는 설치 작품의 작업과정을 소개하고, 영국의 도자 교육의 현실을 짚어보기도 했다. Trophy라는 작품은 4000여개의 포슬린 세라믹 새들을 일정 기간 동안 전시장에 바닥과 조각작품대 위 등에 펼쳐 놓고 관객들에게 집에 가져 갈 수 있도록 유도한 시도로서, 기존의 공예미술작품에 대한 전시 방식이나 공예작품과 관객들과의 소통에 정면 도전을 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도예가이며 유명한 도예관련 저술가 에드먼드 드왈Edmund de Waal이 이 학교에서 교수로 일한다고 한다.
 
컨벤션 센터의 일층에서는 제12회 National K-12 Ceramics Exhibition이 열렸는데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전국적인 공모전으로 올해의 심사는 세계적인 세라믹 잡지인 ‘Art and Perception’의 부 편집인, 엘레인 오헨리Elaine O. Henry가 맡았다. NCECA 행사의 일환으로 사흘 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여러 명의 멤버들이 자원봉사자로 수고를 하고 있었다. 미국 내 유일한 도자 예술 학생 공모전인 이 전시는 아기자기한 소꿉놀이를 흙으로 표현한 어린 학생부터 사람들과 친근한 동물들을 표현한 조각적인 작품들, 새로이 당선된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을 하얀 토기 흙으로 만든 12학년의 도조작품, 그리고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다듬어진 조각적인 티팟 등 참신하고 다양한 학생들의 시도를 볼 수 있었다. 매년 심사 위원이 바뀌는데 그에 따라 전시되는 작품의 성향이 약간씩 틀려지기도 한다. 그 예로 올해의 뽑힌 학생작품들 중에는 물레 작업을 이용한 기능성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둘째날 행사 중에는 4시 30분부터 6시까지 NCECA Topical Discussion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1개의 토론이 있었는데, 필자가 보낸 계획안 <흙표면의 붓 놀림-Brush Marks on Clay Surface>이란 주제가 그 중의 하나로 선정돼 그룹 리더로서 그 분야에 관심있는 28명의 참가자들과 토론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국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도예를 공부한 필자는 아시아의 서예나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하고 힘찬 불놀림에 근거한 작품을 제작하는 미국 도예가들에 주목했었고 지난 수 년간 틈틈히 연구해 왔었다.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달리 입체적인 도자기나 조각에 붓놀림을 가미한 작업을 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도전이 되는 과정이었다. 더욱이 도자 재료에 대한 지식이나 그 재료에 맞게 번조 온도를 맞추어야 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필자의 오래된 동양화 작품부터 동양화의 붓놀림을 도자기 용기와 도자 조소에 접목한 작품들을 파워 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보여준 후 토론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어떤 붓, 도자 안료 재료, 유약 등을 쓰는 게 효과적인지 궁금해했고, 아티스트의 사유와 감정을 명쾌하게 표현해내는 동양적인 붓 터치의 효과에 감탄해했다. 또한 붓을 다룰 때의 자세, 작업함에 있어서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며 토론을 진행했다.  
오후 6시에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투어 버스에 올라 차로 30분정도 떨어져 있는 Tempe의 ‘Tempe Center for the Arts’와 ‘Arizona State University(ASU) Art Museum’s Ceramic Research Center’의 갤러리 리셉션에 다녀왔다. ASU에 있는 세라믹 리서치 센터에서는 NCECA 비엔날레 국제 공모전이 역동적인 현대 도자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고 그 옆에 위치한 미술관에서는 도자기 표면에 차이나 페인트로 초현실적인 인물과 자연의 형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커트 와이져Kurt Weiser의 개인전 <Eden Revisited: The Art of Kurt Weiser>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었다.
템페 아트센터에서는 아리조나 주를 비롯한 10개의 인접해 있는 주의 대학과 대학원생들의 <Regional Students Juried Exhibition (RSJE)>이 있었는데 각 도자관련 사업체, 도예가와 은퇴 교수들이 주는 장학 기금 등을 비롯한 9개의 상들이 우수한 작품을 제작한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3일째인 금요일 아침에는 일찍부터 분주히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은 후에 9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커트 와이저의 슬라이드 강의를 들었다. 60살이 다되어가는 그는 흰색으로 변한 머리칼과 수염으로 그 동안 사진으로만 보아 왔던 핸섬한 그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슬라이드 중에는 포슬린 슬립 캐스팅한 비대칭적 작품에 차이나 페인트를 이용해 완성한 근래의 작품들과 함께 장작 가마 번조로 장식적인 베이스나 조각적인 형태의 우아한 합 등의 오래 전 작품들도 있었다. 또한 그의 작업하는 모습, 과거의 가마를 지필 때 지인들과의 광경 등을 담은 사진도 보여 주었으며, 마지막으로는 최근 작품인 비대칭형의 항아리들이 어지럽게 픽업 트럭에 흐트러져 있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30분짜리 강의를 마쳤다.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은 <Film/ Discussion: Who does She Think She Is?>이란 제목으로 세라믹 아티스트 Janis Mars Wunderlich를 포함하는 다섯명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는 필름을 상영했다. 이 영화는 육아(부모 역할)와 창조성, 동지애와 독립성, 경제적 필요와 예술추구 등 여성 예술가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들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재검토하는 내용의 필름이다. 영화에서 각기 다른 지역(하와이, 오하이오의 교외주택가, 뉴욕 시티, 뉴 멕시코의 사막 등)에 살고 있는 27세에서 65세까지의 다섯 명의 여성 작가들이 매일매일 그들의 예술에 대한 자존심과 가족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경제적, 심리적, 그리고 영적인 도전이 요구되는 예술 활동을 지탱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모습은 엘리트 아트 세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 상영 이후 제니스 원더리치Janis Mars Wunderlich와 영화 프로듀서인 파멜라 태너볼Pamela Tanner Boll이 관객들과 이 필름에서 다루어진 이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질문과 응답 시간을 가졌다.
거의 같은 시간인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다른 강연실에서는 <PANEL: Image and the Seductive Surface>가 레슬리 베이커Lesley Baker의 사회로 각기 다른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나와서 열띤 토론을 가졌고, 또 하나의 큰 강의실에서는 ‘CLAY DOCTORS’라는 주제로 University of Nebraska의 교수인 피터 피넬Peter Pinnell이 세 명의 저명한 대학의 도예과와 세라믹 엔지니어링과의 교수들 Janet DeBoos, John Neely, Dr. William Carty을 패널로 해서 흙에 대해, 작품에 따른 흙의 적합성, 흙의 습성과 상태, 결함이 있는 흙, 흙과 잘 안맞는 유약과의 관계들에 대해 광범위한 지식, 경험,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찰력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컨벤션센터 주변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과 윈져 호텔 두 곳에서는 2층에 있는 행사 공간들을 전시장으로 바꾸어 이 지역 도예작가들 협회와 여러 대학의 학생과 교수들의 도예 전시를 개최했다. 그중 인상 깊었던 전시는 유타 주립대학 학생들의 전시였는데 우선 전시 작품들의 크기·재료와 번조방법의 다양함에 놀랐고 개개인의 작품들이 독특하고 완성도가 높았다. 그 대학 교수인 존 닐리John Neely에게 학생들의 작품이 아주 좋다며 어떻게 지도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이 정말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도록 하고 그것을 잘 만들 수 있게 도와 준다고 한다”라고 했다.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는 <NCECA Connection>이란 프로그램에서는 공통된 관심사나 문제들을 가진 참가자들이 소규모 그룹을 이뤄 리더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경험을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Marketing your Pottery to Galleries>나 <Teaching Strategy for Inter-national Aware0 Through Ceramic Tile>등의 제목으로 9개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저녁 6시에는 컨벤션 센터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창고 같은 건물 안에서 37명의 현대 도예작가들이 전시를 한다고 들러보았다. 전시 제목은 <The Margins가장자리> 였는데 제목이 암시하듯이 도자예술의 전통이나 주류에서 벗어난 인스탈레이션, 퍼포먼스, 믹스드 미디어 등의 작품들이 보여졌다. 예를 들면 조명기구와 3D 프린터를 써서 작품을 제작하는 체드 컬티스, 율동적인 움직임의 세라믹 형태에 자동차 스프레이 페인트로 작품 표면을 완성한 브라이언 로치포트Brian Rochefort, 어두운 방안에 냄새나는 우유를 벽에서부터 방바닥까지 이리저리 흘려진 자국으로 남긴 퍼포먼스를 선보인 한국 작가 이훈씨 등이 있었다.
마지막 날인 토요일 아침 9시에는 여섯 명의 Emerging Artists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다. 흙을 주재료로 쓰는 작가들 중 아주 탁월한 실력을 가졌지만 아직 전국적인 인정을 받아보지 못한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선정된 작가로는 Anne Drew Potter, Del Harrow, Joseph Pintz, Linda Sormin, Ehren Tool, John Williams 등이 있었다.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두 명의 프레젠테이션만을 참관하고 피닉스 공항으로 출발 해야만 했다.
 
올해의 컨퍼런스는 어떤 의미에서는 도예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장이었다. 단순히 기능적 도예, 혹은 조소적 접근 이외에도, 설치, 환경, 행위 등의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도예 분야에서도 더 이상 드물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도 한 명의 도예가로서 현재의 나의 위치에 대해서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여러 주에서 온 작가들이나 친구들, 도예 관련인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인데도 조금씩 아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심도있게 들어보고 싶은 강연도 더욱 많이 생겨서 내년에 필라델피아에서 있을 44회 컨퍼런스에 대한 기대를 품어본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사진과 표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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