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21. ~7. 13. 서울공예박물관

디지털 기술과 수공예적 감각이 만나 기하학적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임재현 작가는 정교하게 설계된 플리츠 패턴을 출발점으로 삼아, 흙이라는 물질과 가마 소성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형 언어를 도자라는 매체로 풀어낸다. 플리츠는 접히고 펼쳐질 때마다 다른 형태를 드러내며, 특히 인체의 움직임과 결합될 때 유기적이고 생동감 있는 조형으로 확장된다. 이 전시는 그 움직임 속에서 나타나는 에너지와 리듬, 그리고 반복되는 주름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공간적 긴장감과 조형미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3D모델링을 통해 수학적으로 정제된 구조는 석고 몰드로 옮겨지고, 흙의 가소성과 손의 개입, 그리고 불의 작용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조형으로 변모한다. 이 과정은 정형화된 기하학이 시간과 물성, 작가의 창의적 개입에 의해 어떻게 유연하게 재해석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 실험이다. 완벽한 기하학이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작가는 정적인 구조를 생동하는 형태로 바꾸며 조형의 경계를 확장한다.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