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 ~9. 30. 심헌갤러리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우리 마음을 가을로 향하게 한다. 향기로운 국화 향과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워지는 가을을 맞으며, 가을의 활기를 가득 채워줄 차향을 담은 전시가 제주 심헌갤러리에서 9월 한 달간 열렸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도자, 금속, 섬유, 목공예 네 분야의 작가들을 초대한 이번 전시는 차를 위한 도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차를 마시는 행위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요소는 찻잔과 주전자이지만 꽃을 꽂는 화기나 차 마시는 분위기를 더할 섬유, 금속, 목공예 등의 악세서리 소품들도 필요하다. 이런 여러 가지 소품들은 차의 맛을 더하고 찻 자리의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차를 마시는 행위에 있어 직접적인 것은 역시 도자기 작품들이어서 도예작가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주는 화산섬이라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화산회토를 즐겨 쓰는 작가들이 많고 제주의 자연을 표현하려는 의도를 갖는 경우가 많다.
오창윤 작가는 「古夜, 열개의 이야기!」에서 작업의 핵심은 경험 유발을 통한 기능성의 확장이라고 말한다. 찻주전자가 차를 마신다는 본래의 기능에서 출발하지만 사용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즉 제주 현무암이란 소재를 손잡이로 결합하여 차를 마실 때 손의 촉감으로 제주를 경험케 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古夜’는 어릴 때 놀던 지명으로서, 그 곳을 떠올리며 열 개의 이야기로 풀어 작품화하였다고 한다.
김경찬 작가는 직접 화산회토를 채취하여 체에 곱게 걸러 사용하고 있다. 3차 소성에서 연 소재를 넣어 연을 스미게 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 점토의 붉은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2차 소성으로 마무리하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있다.
한용민 작가는 도자의 근본은 낮은 자세에서 흙과 불의 근본에 충실하여야 함을 보여주는 작가로 장작 가마를 고집하고 있다. 핑크 카올린과 혼합토를 혼용하여 작업하고 있으며, 기능에 충실한 좋은 다구들을 제작하고 있다.
한용민 「그루터기」 혼합토, 장작가마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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