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7. ~8. 12. 토포하우스
김문경 작가는 세잔느, 마그리트의 사과 정물을 태토의 가소성에 입각해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밧줄로 묶은 외력에 의해 뒤틀린 사과, 액체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사과 등 물성에 대한 인습을 탈피하고자 한 시도가 돋보였다. 또한 팝 아트, 오방색 등 보색 대비가 뚜렷한 색채를 입혀 매너리즘에 대한 저항을 표현했다. 작가가 이렇듯 사과의 여러 면모를 선보이는 것은 소멸과 망각으로 사라지는 이미지를 영원하게 붙잡아 두려는 욕망의 체현이다. 작가는 “내가 보고 경험한 추억들을 기반으로 시공간을 초월해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실현시키며 영원히 추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