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뭐든 ‘K-’만 붙이면 불티나게 팔리고 ‘힙Hip’해진 다고들 한다.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의 위상이 과거와 비교해 한껏 높아졌다는 것이 실감난다. 한류 초기에는 BTS와 같은 아이 돌들이 즐기는 음식, 화장품, 패션, 여행지 등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K-팝, 드라마, 영화, 웹툰을 비롯한 K-컬처 콘텐츠 그리고 한국문화 전반으로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금 K-컬처는 미국, 유럽 뿐 아니라 남미, 북미, 동남아 등 전 세계를 마커로 한다. 지 극히 한국적 취향의 문화/음식 등이 있는 그대로 확산하는 상황 에서 진부하게 ‘K-’를 계속 붙여야 하나 생각한다. 백범 김구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고, 높은 문 화의 힘을 가지고 싶다”고 소원했던 그날이 실현되고 있다.
요즘 한류에는 ‘K-공예’도 있다. 2000년 초반부터 한국공예디 자인문화진흥원, 한국도자재단, 이천시 등이 미국, 프랑스, 이 탈리아, 영국 등을 무대로 국제 경쟁력이 있는 작가들을 모집해 매년 전시, 교류행사, 판매전 등을 펼쳤다. 2000년대 이후 20여 년간 기관, 작가들의 활동이 지금 해외 한국공예의 위상과 브랜 드 가치 고양에 교두보 역할을 했다. 여기에 경기도자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등이 안방에서 해외와 교류하고 한국 공예 표현의 의미와 가치, 역량을 높여 ‘K-공예’의 부스터 역할을 톡 톡히 했다. 이제 한국공예는 외국에 나가 행랑을 펼치지 않아도 관심을 받고 있다. 팬데믹 전후로 글로벌 명품 하우스들이 아 시아 시장의 중심을 한국에 마련하면서 유명 한국 스타들을 앰 배서더로 발탁하는 한편, 한국 공예가들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 아졌다. 2023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의 정다혜 작가의 수상 이후, 매해 여러 작가들이 후보에 오르며 한국 공예의 위상을 견인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밀라 노 디자인위크에서 확인하듯 글로벌 명품회사들의 공예에 관한 관심과 맥을 같이한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헤리티지를 자랑하 는 명품 브랜드일수록 재료의 본질에 깊이 집중하고 지속가능 성이라는 화두를 공예, 장인정신 등으로 풀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공예, 전통의 키워드 속에서 자연 친화적 재료 사용, 전통에 기반한 정교한 기술과 장인정신, 디자인 감각을 동시에 추 구하는 한국 공예는 하이엔드로서 충분한 매력과 가능성이 있 다. 과도하게 기술을 부리거나 가공된 것을 노골적으로 느끼게 하지 않지만 매우 창조적이다. 지금보다 한국 공예가 시장을 넓 히고 글로벌 하이엔드화하려면, 작가들이 전통을 소재주의나 유행으로 접근하거나 가벼운 상업화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하이엔드화를 위한 고급화, 기술력 강화뿐 아니 라 갤러리 위주의 시장 시스템 구축 및 해외 시장 다변화 노력 같은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좋은 작가, 작품이 있다 고 한들 정작 한국 공예에 관해 관심을 표명하는 세계인들에게 제공할 정보가 없다면, 관심이 정녕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 공 예가들의 창의는 작가들의 본의대로 문화가 다른 이들에게 제 대로 읽히고 제대로 가치를 얻을 수 있을까?
지금 활짝 열린 K-컬쳐 시대에서 한국 콘텐츠들이 세계인들에 게 인기를 끄는 것은 디지털 환경에서 기술 번역의 발달에 힘 입은 바 크다.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는 OTT(Over The Top)나 틱톡, 유튜브 등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 번역이 가능 하다. 관객의 관심과 몰입력을 높인다. 반면 대표적인 아날로 그 매체인 한국문학은 K-문학이 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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