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 화합물과 황화물의 분해
도자기 원료들은 높은 온도에서 소성하게 되면 물성物性이 바뀐다. 도자기 원료 중 매용재로 사용되고 있는 탄산칼슘(석회석, CaCO3), 백운석(CaCO3 · MgCO3), 탄산마그네슘(마그네사이트, MgCO3), 탄산바륨(BaCO3) 등은 탄산화합물이 분해되어 탄산가스가 방출되면서 CaO, BaO, MgO와 같은 일산화물이 된다. 황화물이 혼입된 점토의 경우, 750~1,150℃에서 분해되는데 이는 유황 가스(SO)를 발생시킨다. 이 온도에서 도자기 소지는 기공이 열려 있으므로 가스는 쉽게 배출되는데 배출된 유황 가스(SO)는 가마 내부의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황(SO2)이나 삼산화황(SO3)이 된다. 이것은 소성 중 종종 유황 냄새가 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산화규소의 열 변화
이산화규소(SiO2)가 들어 있지 않은 도자기는 없다. 따라서 이산화규소가 소성 중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원료로 사용되는 점토나 규석에는 이산화규소(SiO2)가 결정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것은 그 화학식이 보여주듯이 한 개의 규소(Si) 원자와 두 개의 산소(O)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규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결합 방법에 따라 석영, 크리스토발라이트, 특별한 이산화규소 등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규석이나 점토 중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에 주목하는 것은 소성 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소성 과정에서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는 그 구조를 바꾼다. 상온에서는 형태를 ‘α형’이라고 부르고, 구조를 바꾼 뒤의 형태를 ‘β형’이라고 부르는데, 이 구조와 함께 부피도 변화한다. α크리스토발라이트는 220℃ 부근에서 β크리스토발라이트로 바뀌고, α석영은 573℃에서 β석영이 되며, 이때 급격히 부피가 팽창한다. 이 변화를 ‘크리스토발라이트와 석영의 전이’라고 하며, 이 전이는 가역적이다. 즉, 소성 중 α에서 β로의 전이가 일어난 후, 소성 후 가마의 온도가 내려가 573℃와 220℃를 통과할 때 β석영은 α석영으로, β크리스토발라이트는 α크리스토발라이트로 다시 돌아가고, 그때 크게 수축하는 것이다. 석영에서는 0.45%의 수축, 1.35%의 용적 수축을 보인다. 220℃ 부근에서 소지에 포함된 크리스토발라이트가 α에서 β형으로 바뀌고, 그때 급격한 팽창을 보이므로 승온昇溫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결이 섬세하고 가소성이 큰 흙으로 만든 두툼한 작품은 소성 시작부터 250℃까지는 2~3시간에 걸쳐 천천히 온도를 상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연원료에 있는 규석에는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 이외에도 트리디마이트의 변형도 있어 마찬가지로 α/β 전이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다지 큰 열팽창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소성 중 피해는 크지 않다.
한편, 이산화규소(SiO2)의 화학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573℃에서 다른 원료와 공융반응이 일어나고 이산화규소의 결정 상태가 변하여 원래의 성질을 상실하는 것이다. 본래 가지고 있는 규칙적인 결정 구조를 잃은 상태를 ‘비정질’이라고 부르는데 이산화규소가 다른 원료와의 융합과 분해를 통해 비정질로 바뀐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소지나 유약의 소성 과정에서는 ‘깨지는’, 즉 비정질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결정이 생기는 현상도 일부에서는 일어난다. 예를 들면, 이산화규소와 산화 칼슘이 결합하여 월라스토나이트(규회석)라는 규산칼슘 결정이 생길 수 있으며, 이산화규소(SiO2)가 삼산화 알루미늄(Al2O3)과 반응하여 뮬라이트 결정(3Al2O3·2SiO2)이라는 규산 화합물이 생기기도 한다. 이산화규소(SiO2) 결정이 비정질이 되거나 새로운 규산 화합물 결정이 되면 β크리스토발라이트나 β석영이 원래 α형으로 돌아가는 전이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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