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면은 경기도자미술관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사진 한 점을 통해 기법이나 표현방식, 주목받은 이유 등 다각적으로 살펴보며 과거의 물상과이야기를 탐험하고자 합니다.
이춘복
독일의 작은 시골마을에 살았던 작가가 숲의 풍경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백자토의 단위체를 접합하여 쌓아 올린 작품으로 유약을 바르지 않아 번쩍이지 않는 은은함이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동시에 작은 점토조각을 결합해 가는 작가의 세심한 손끝 감촉이 느껴진다. 상당한 기교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감춘 은근하고 담백한 미덕을 지녔다. 지적이면서도 차갑게 보이지 않는 시정이 넘치는 작품이다.
가네코 준
이 작품은 높이가 2미터에 가깝고 무게가 약 7톤에 이르는 대형작품으로, 작가인 준 가네코가 십여 년간 지속해 온 당고 시리즈이다. 화가로서 시작해 조각가, 도예가로 활동한 작가는 점토판을 화폭으로 이용하면서 기하학적인 점, 선, 면을 리드미컬하게 배치하여 수미 인디언의 잉크 페인팅을 연상시킨다. 추상적인 형태에 단색으로 처리한 이 작품은 그래픽 패턴 같은 효과를 내며 점토의 굴곡으로 인해 표면과 빛의 작용으로 회화적인 효과를 더한다. ‘당고’는 일본어로 작은 경단 종류를 뜻하는데 이를 초대형 규모로 확대하여 일상성을 전복하고 공간 속에서 감상자와 사물의 관계를 재정립한다.
로손 오예칸
로손 오예칸은 나이지리아인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에서 응용화학을 공부하고 22세에 다시 영국으로 와서 도예를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기후, 지역적인 특성 그리고 그들의 삶을 압축하여 표현한 작품으로 신비하고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흙으로 지은 집 또는 흰개미들이 인내하며 완성한 안식처를 연상시키는 자연적인 형태는 흙이 가진 원초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수많은 구멍을 통해 인간 세상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외부로 표출하여 고통을 치유하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엔리케 메스트레
‘침묵의 기하학‘으로 알려진 스페인 출신의 작가 엔리케 메스트레의 작품으로, 점토판의 결합을 통해 안정적인 블록 형태를 제작한 후에 절단면이나 구조물을 더하여 견고한 표현적 기능주의 건축물을 연상케 한다, 적막한 무채색과 거친 표면 질감, 엄격한 형태를 통해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세계로부터 질서와 균형, 합리적인 공간을 구성하고자 했다. 기하학적 형태와 치밀하게 계산된 은밀한 구조를 가진 이 건축적 조각은 조용하고 차가운 인간의 고독한 삶과 함께 뭔가 숨겨진 스토리를 상상하게 만드는 호기심의 공기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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