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 차茶문화의 국제적 위상 정립과 차 산업 육성기반 마련을 위한 <제21회 국제차문화대전>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렸다. 티월드위원회가 주최하고 티월드페스티벌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8개국 200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4만 5천여 명 가량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는 수천 년을 우리와 함께한 건강기호식품 ‘차’에 대한 마음을 담아 ‘차’의 모든 것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열려 국내외 차문화 관련업체가 모여 차와 관련된 다채로운 문화와 정보를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200여 개의 차, 도예 관련 업체가 참여해 국내의 대표적 차 생산지인 보성, 하동, 구례, 제주의 차 업체와 중국,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생산된 세계적인 명차들이 함께 어우러져 국제행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말차, 연차, 꽃차 등 다양한 차와 음료, 차도구, 다식을 판매하고 각 부스마다 시음회 행사를 준비해 관람객들에게 여유로운 차 문화 경험을 제공했다. 여러 차 종류 중에서도 보이차와 한국 녹차가 주목을 받았는데, 특히 한국 차의 인기가 높았다.
전시 분야는 전국의 차도구 명인들이 선보인 아기자기한 다구와 문경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공방업체들이 선보인 다기세트와 찻사발, 차 도구 등은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았다. 유리 · 금속 다기 및 다구, 화로·찻상·차탁을 포함한 목 공예품 등 다양한 차 관련 상품 등을 선보이며 차문화 전반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일본 히가시아베류의 센차 부스에서 센차 차회에 초대되었다면 꼭 알아야 하는 작법을 배우는 시간도 유익했으며 허충순 다화전은 21명의 회원 작품전으로 참관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함다토성을 비롯하여 다법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예술과 공예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차 박람회를 더욱 풍성하고 흥미로운 행사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 차인들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층의 참관이 눈에 띄게 늘어 한국의 차문화가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차문화에 입문하려는 젊은이들은 시음은 기본이고 직접 차도구 구매로까지 이어졌다. 인스턴트 커피만이 자리잡던 기호 음료에 여러 종류의 차를 기호에 따라 골라 마시는 편안한 음료로 인식하면서 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었으며, 이에 젊고 신선한 감각의 차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나만의 찻상을 꾸리려는 현대인의 감각과 취향에 맞는 키치한 문양의 백자 찻잔, 간결한 이중투각 백자 다기, 부스러운 색과 자유로운 질감의 분청 찻잔 등 전통기법을 현대적 디자인 감성으로 표현한 차도구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5년 전부터 보인 이슬차를 즐기기에 알맞은 용도의 차도구 세트 등이 보여 전통과 함께 현대인의 감각과 취향에 맞는 차도구 개발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차문화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의 감각과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차 도구 개발과 젊은 층의 관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