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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월호 | 전시토픽 ]

빛나기 위해 타다
  • 김지선 IAC 큐레이터 회원, East Spring동춘 대표
  • 등록 2024-07-31 11: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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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C 한국회원전
  • 6. 1. ~7. 14. 한향림도자미술관
  • 참여작가: 강인경, 김금선, 김병율, 김 선, 김승욱, 김유주, 김지혜, 김진경, 김효선, 노혜신, 박경숙, 박정근, 서혜수, 윤솔, 이명순, 이부연, 이종민, 정재진, 정지현, 조원재, 최성재

IAC 국제도자협의회(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는 유네스코의 공식 파트너로서 활동하는 도예 분야의 유일한 비영리기구NGO이다. 전 세계 도예 전문가들의 소통을 촉진해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도자문화를 홍보하고 수준 높은 도자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52년에 설립되었다. 정기적으로 도예가, 예술가, 디자이너, 큐레이터, 컬렉터, 미술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컨퍼런스, 국제교류 전시와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전 세계 세라믹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예술작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성의 산물이 아님을 안다. 전시제목, 는 도자예술에서의 창작 과정과 예술적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도자예술에서 소성firing을 통해 자연물이 정신이 깃든 물질, 작품으로 변화하는 것은 불교의 자기희생self-immolation의 과정을 연상케 한다. 불 타는 가마의 작은 문을 빠끔히 열고 속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이 변화의 과정을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처럼 빛나기 위해서는 태양처럼 타올라야 한다.” 본질적인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 고대 종교의 금언은 현대 예술에서까지 수행의 근본 동기로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도예가들은 이 수행을 매일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이번 전시는 IAC(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 한국 회원 예술활동의 현재를 짚어보고 세계적인 세라믹커뮤니티Ceramic Community의 일원으로 연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여기 전시된 도예가 21명의 작품은 한국도자예술의 역사이자 현재를 쓰고 있는 작업들이다. 우리는 이 작품들을 통해, 도예의 본질적인 여정, 찬란함을 위한 고난의 과정 Burn to Radiance의 다양한 양상을 목격할 수 있다. 

도예가들에게 도자라는 매체 자체는 족쇄이자 찬란함의 열쇠이기도 하다. 도자예술은 재료와 만드는 과정에서 난이도가 높고, 태생적으로 실용성 유무의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도 늘 예술성이라는 토끼도 옆구리에 끼고 있어야 한다. 한때, 도예가들 사이에서는 매체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가 활발했으나 요즘 미술계의 상황에서는 도자의 밀도 높은 물질성이 오히려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최근, 세계 미술계를 휩쓴 한국 단색화를 비롯해, 예술가의 명상에서 출발하여 물질의 견고함을 강조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작품에 담긴 아이디어가 강조되었다면, 다시금 즉각적 감동을 주는 물질성 자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신이 깃든 물질성’이 성공적인 예술작품의 특성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Burn to Radiance’의 과정으로 비범한 물질성을 획득하는 도예는 그 원조격이라 할 수 있지 않는가. 이제 그간 도예가들이 묵묵히 해 온 이 작업들이 빛이 발할 시간이 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정신과 물질을 일치시키는 노력을 해 온 도예가들의 노력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도예의 전통적 유산을 체화해 변화하는 아름다움을 제시하거나, 재 료적 한계를 뛰어넘는 찰나의 순간을 붙잡아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 내거나,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문학적 은유를 컬렉터의 일상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구현해 낸 밀도 높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풍성한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이 작품들은 도자라는 매체가 이미 통과해 온 위대함의 과정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 전시에서 도자 예술 자체가 가진 투명성의 무게를 지고, 예술의 찬란함에 각자의 방식으로 열정을 태워 온 세라믹 커뮤니티의 여정을 볼 수 있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7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과월호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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