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도예 전통은 16세기 말 임진왜란, 정유재란 당시 일본 규슈 지역으로 강제 이주한 남원 도공들이 새 환경에 적응하며 생 명력을 유지해 온 특유의 서사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남원 도예 전통을 미래지향적으로 계승하고자 옛 도자와 현대미술을 접목한 혼종성을 고찰했다. 지구가 원을 그리며 공전하고, 만물이 땅에서 땅으로 순환하는 것과 같이 물레의 회전으로 빚어지는 도자는 존재론적 구조를 응축한 메타포이다. 남원 도예의 상징적 인물인 심수관의 자기 45점, 그와 문화사적 궤를 함께 하는 현대작가 6인의 작품 25점을 병치하여 문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자가 다중융합의 역할을 자처해 확장시킨 양상을 되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