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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월호 | 작가 리뷰 ]

손으로 빚어낸 군집의 형상, 김송
  • 이수영 홍대 예술학 석사과정
  • 등록 2024-06-03 14:01:43
  • 수정 2024-11-06 16: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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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 작가는 도자의 형태가 아니라 형태가 되어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작가 작업에는 두 가지 큰 갈래가 있는데, 첫 번째는 유닛을 이어 붙인 자국(크랙)이고, 두 번째는 유닛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과정이다. 이 두 가지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은 바로 작가의 손이다. 손으로 자연의 방식을 하나하나 재현해 나감으로써 두 가지를 탐구하고 있다.


김송은 도자 형태에 대한 근원을 좇다 식물의 유기적인 형태에 도달하게 되었다. 식물을 확대해서 볼 때 드러나는 유기적인 세포 패턴을 발견했고, 자세히 보니 이 패턴들이 겹겹이 쌓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도자의 재료인 흙, 즉 인위자연의 것을 자연의 형태로 작업하고자 하였다. 작품은 세포들 패턴처럼 작은 유닛이 겹겹이 쌓여 있다. 전통적으로 도예의 근간이 되는 집적과 반복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유닛을 손으로 눌러 붙이면서 반복적인 수행을 하고 있다. 이는 도자 뿐 아니라 공예에서 중요한 ‘반복적인 노동’의 가치를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 작업에서 보이는 첫 번째 갈래로서 유닛을 이어 붙인 자국을 탐구하는 모습은 작품 「Difference et Repetition」에서 드러난다. 작품은 작은 토판 25개로 구성되었다. 작가 나름의 규칙대로 토판 위에 올린 흙덩어리를 이들 간의 접점이 사라져 하나의 모습으로 보이게 손으로 밀어붙인다. 이 과정을 겪은 작품을 한 데 모아 육안으로 봤을 때 완전히 같은 유닛들의 집합체로 보인다. 그러나 관객이 유닛을 떼어 작품 아래 비치된 물에 담그면 흙을 이 

어 붙인 자국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재료인 흙은 손이 만들어낸 제 구역, 즉 흙덩어리 간의 다름을 기억하고 있는 셈이다. 물이 스며들어 생겨난 자국이 회화의 한 폭처럼 보이나, 물감으로는 안쪽의 색이 배어 나오는 정도의 표현만 가능한 회화와는 다르게 눈에 보이지 않던 이전 과정이 드러난다. 

이는 매체의 특별함에서 기능하는 것이며 작가는 이 지점을 포착해 작업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그만의 창의적인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완연한 형태로 보이지만, 실은 작가가 만들어 낸 제각기 다른 개체임을 보여준다. 김송은 이에 대해 “모두가 똑같은 네모로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주 다채로운 개체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에요”라고 덧붙인다. 도자에 있어 자국, 크랙이란 소성 과정이나 유약에 의해 생기기 마련이다. 이 크랙을 작품의 오점이라 여기고 기술적인 면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김송은 ‘손’으로 행하는 과정이 드러나는 지점으로서 크랙을 탐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작은 유닛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과정은 연작 「Flat Layer」에서 드러난다. 평평한 토판 위에 한쪽 방향으로 겹겹이 쌓여 있는 유닛들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하게 생긴 서로 다른 유닛임을 알 수 있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5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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