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 작가는 고려청자의 전통적 형상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는 비색의 정취를 꺼내고, 은채 장식으로 동시대적 인상을 입힌다. 작가에게 은채장식은 전통과 현대를 매개하는 시각적 관계자로 작용하며 청자의 재해석에 대한 단상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로만글라스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된 고블렛 형태로 찻잔을 빚는 등의 동서양의 유물을 폭넓은 독해법으로 각색하고자 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티 브랜드 ‘델픽’과 합을 맞춘 전시로서 은채청자개완과 고블렛 찻잔 등의 티 세트를 선보여 북촌의 고즈넉한 정경과 어우러지도록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