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을 향한 존재론적 물음
순수이성과 감각에 의존한 채, 인간은 ‘존재’에 대한 근원적 공론을 이어 왔다. 우리가 보는 대상은 주관의 개념작용을 통해서야 비로소 존재한다. 어떤 사물이 실재함을 알아내기까지 시행착오적 탐색이 선행되고, 감각 영역을 벗어난 이후 의식의 타자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그 대상의 본질을 대신하지 못하며, 현 상태를 단선적으로 파악할 뿐이다. 인간은 감각적 경험에 만족하지 않고, 가상현실과 아바타를 만드는 등 원형 너머를 사유하고, 저항하는 것을 즐겨 왔다. 피지털 아트Physital Art가 새로운 예술 영역으로 정착하고 있는 현상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낯선 물질을 익숙한 정의와 체계에 맞게 분류하려는 인간의 본성에는 언제나 오류의 위험성이 잔재하고, 비이성적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미지의 세계를 가시화하고, ‘어떤 사물에도 속하
지 않는 사물’을 만드는 추상표현적 행위는 존재의 진리를 탐구하는 기점이 되기도 한다. <표면 짓기>는 가능태와 현실태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 전시이다. 사유에서 비롯된 새로운 형상을 탄생시킴으로써 진정한 배후와 마주하게 된다. 사물을 필요에 의한 객체로 인식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매개자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현실과 초월세계의 간격을 줄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는 플라톤이 세상의 존재를 ‘볼 수 있는 것’과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 지었던 것에서 새로운 타협점을 도출하려는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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