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정, 일상의 장소
장소는 어떠한 공간의 위치뿐만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구체적이고도 독특한 일정 구역이다. 그 구역에서 개인의 인식, 심리적 반응 등에 의해 형성되는 짧은 경험이라도 자신에게 의미를 지니게 된다면 해당 장소에 대한 애착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나아가 장소의 역사성을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여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게 인간은 특정 장소에 축적된 감정을 심상 내부에 깊이 작용하는 시간과 의미가 동반된 장소감이라는 고유한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재개발로 인해 많은 분화를 겪으며 장소의 상실이 빈번해졌다. 장소의 소멸은 부재된 장소의 형성으로 또 다른 장소감을 만들어 내며 장소 안에서의 삶에 누적된 다양한 흔적들을 표상하게 하고 삶을 이루는 근원적인 것들을 재확인시켜 준다. 박수정 작가는 인간이 장소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실존을 증명하고 일상의 장소에서 체득된 장소감을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기록하고자 한다. 작가가 오랜 시간 친밀했던 장소들이 상실되어 가는 현상을 목격하며 아득한 기억 속 잊고 지냈던 일상의 흔적들을 떠올리고 그리움, 불안함 등의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담긴 장소를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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