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흙과 불의 변주곡>전에 이어 제주에서 <흙과 불의 공명>전을 열었다. 도예와 조각을 융합해 흙과 불이 일구어 낸 도조 작품에 주력하는 나는 그간 돌하르방, 제주돌, 화산의 흔적 등 제주섬을 꾸준히 형상화해 왔다.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의 원시 숲, 곶자왈 작품을 이곳 제주에서 처음 선보이며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나는 곶자왈이라는 거칠고 척박한 생태계 속에서 ‘나무와 돌덩이들의 관계’에 주목한다. 오랜 세월 동안 더불어 숲을 이룬 곶자왈의 돌과 나무들은 심금을 울리는 형상이다. 나무는 돌을 칭칭 감아올리고, 돌은 나무뿌리와 줄기를 버티며 서로 끌어안고 있다. 거친 바위틈에 내린 가녀린 뿌리들이 풍성한 줄기와 잎새들을 머리에 이고 있는 풍경은 생명력 그 자체다. 또한 나는 곶자왈이 품고 있는 생명수에 주목한다. 땅속 깊은 곳에 살아있는 물은 곶자왈의 나무뿌리를 적시고 나무를 키우며 숲의 자양분이 된다. 울창한 숲과 생명수의 관계를 형상화하는 작업에 곶자왈의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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