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질 전환 : 물질에서 재료로
우리가 물질을 어떤 형태로 전환하려면, 물질 안에 내재된 숙명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물질은 각자 다른 점도, 색채, 결, 분자 구조 등이 있다. 또한 물질은 시공간 속에서 자기 면적과 부피, 무게에 비례하는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 물질을 공기, 빛과 열, 압력 등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 항구적 형태로, 자신이 원하는 미술의 형태로 바꾸려면 작가는 물리적 법칙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적용가능한 가공법과 공정을 찾아야 한다. 작가의 개념과 행위가 물질에 개입하는 순간, 물질은 어떠한 물리적 성질과 상태 변화 없이도 자연물에서 미술 재료로 전환된다. 이 개입 이후 물질의 색채와 결 그리고 시각적 촉각성Optical tactility은 획기적 전환을 맞는다. 특히 물을 성형의 윤활유로, 불을 화학적 변성의 동인으로 사용하는 도자예술에서 흙은 어느 공예재료보다 제작 공정별로 복잡한 성질과 상태 변형을 거친다고 할 수 있다. 도예가 백경원의 손은 점토粘土를 주무르며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며, 축축한 물질의 촉감을 느낀다. 이 촉각성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몸으로 재료를 밀어 형태를 키우고 번식해 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시각보다 더 미세한 변화까지 간파하는 촉각이야말로 작가가 머릿속에서 그린 이미지를 현실에 형상으로 세우는 데 스스로조차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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