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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월호 | 작가 리뷰 ]

몸이 밀고 나가며 쓰는 글, 김지혜의 점토로 글쓰기
  • 김남시 이화여자대학교 예술학전공 교수
  • 등록 2024-01-31 09:32:42
  • 수정 2024-07-19 1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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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활동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면서 몸으로 물질을 대하는 감각이 잊혀 간다. 회화도, 조각도 키보드와 마우스로 모니터 속 이미지를 조작해 출력하는 시대에 아직도 손과 몸으로 직접 흙을 만지고 주무르는 분야가 도예다. 물질을 접하는 몸의 감각을 잊어 우리 모두 곤혹에 빠질 때 우리는 이 분야에 다시 손을 내밀어 야 할지 모른다. 쐐기로 점토에 구멍을 내는 것으로 시작된 인류의 글쓰기도, 도구를 쥔 손을 물질의 표면 위에서 움직이는 몸의 감각과 결합되어 있었다. 타자기와 컴퓨터의 등장으로 글쓰기가 손가락으로 자판을 누르는 동작으로 바뀐 뒤에도, 이 몸의 감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김훈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한평생 연필로만 글을 쓰다 보니, 잡지사 편집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산다. 아무래도 컴퓨터로는 글이 써지지 않는다. 컴퓨터를 배우려고 한 번도 노력해 본 적이 없다. 그 물건의 편리함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 누르면 나오는 물건을 볼 때마다 왠지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 것 같아서 나는 컴퓨터 배우기를 포기해 버렸다. 팔자에 없는 짓은 원래 하지 않는 게 좋다. 연필로 글을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다. 그러나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나에게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이 느낌은 고통스럽고도 행복하다. 몸의 느낌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나는 말을 선택하고 음악을 부여하고 지우고 빼고 다시 쓰고 찢어버린다. 내 몸이 허락할 때, 나는 내 맘에 드는 글을 쓸 수가 있고 내 몸이 허락하지 않는 글을 나는 쓸 수가 없다.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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