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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월호 | 작가 리뷰 ]

흙과 물로 그린 정경, 사이토 유나
  • 김기혜 독립큐레이터
  • 등록 2024-01-30 15:35:23
  • 수정 2024-07-19 10: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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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유나는 시유되지 않은 도자기와 액체 염료를 사용해 흙-물의 이동 과정을 기록한다. 도자기에 액체로 된 염화코발트 또는 섬유염료를 가득 담으면, 안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밖으로 서서히 스며나온다. 흙의 기공을 투과한 액체는 지나간 자리마다 기면 안팎을 물들이며 다양한 흔적을 남긴다. 비정형적인 패턴이 자연스럽게 도자기나 캔버스 위에 드러날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사이토 유나의 작업에서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은 재료 그 자체이다. 흙과 물의 특성을 수 차례 실험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이 그에게는 작업의 원동력이 된다. 실패한 줄 알았던 작품이 살아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시간을 거쳐 완성된 형태를 탐색하는 과정은 곧 작품의 철학이자 주제이다. 완성된 도자기에는 그 과정이 더이상 보이지 않지만, 과정이 있기에 도자기는 단순한 ‘무생물’이 아닌 손으로 빚어낸 ‘자연으로부터 온 인공물’이 된다.

 

흙에서 흙으로, 물의 여정
일본 아이치현립대학교에서 도자를 전공한 작가는 물레에 기반한 전통 도자 과정이 아닌, 캐스팅을 바탕으로 한 양산 도자 과정을 선택했다. 캐스팅 기법을 배우며 그는 일정한 형태로 뽑아낸 기물이 여러 원인에 의해 ‘실패’하는 것을 경험했지만, 오히려 실패작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작가의 초기 작업은 캐스팅 작업에서 흡수성에 따라 나타나는 여러 가지 차이를 실험하고 그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석고틀에 흙물을 넣으면 틀이 물을 흡수하면서 기물의 모양이 잡히는데, 흙물 안에서 틀 안으로 수분이 이동하는 현상 자체에 관심이 갔어요. 실패한 작업에는 오히려 수분이 이동한 흔적이 잘 남아 있었죠. 제 작업에서 정말 아름다운 부분은 틀이 물을 흡수해서 나타난 기물의 ‘안쪽’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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