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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월호 | 전시리뷰 ]

백자를 너머 또 다른 백자로 확장해가는 이 시대 백자이야기
  • 편집부
  • 등록 2023-07-18 13: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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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를 너머  또  다른  백자로 확장해가는

이 시대 백자이야기

백자 작가 6인이 현대적 시각으로 새롭게 빚은 여섯 빛깔 백자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진다. 전시 <백자 너머의 백자>는 전통을 너머 현대적인 기법과
기술의 확장, 조형의 확장 등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담긴 지금의 백자를 선
보인다. 전시에는 이승희, 이기조, 강민수, 한정용, 고희숙, 이정용 백자 작
가 6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이승희 작품으로 시작한다. 「TAO」, 「종이처럼 Like Paper」 시리즈
는 도자인가 회화인가 바로 대답하기 어렵다. 백자 입자 반응을 시각적으
로 풀어내어 익숙하면서 신선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작가는 붉은 대나
무를 지나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풍경을 만들었다.
“청자가 유약의 맛이라면, 백자는 태토의 맛이다.” 이기조의 이번 전시 주
제는 물질과의 교감이다. 재료를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는 모든 디자인과
형태는 재료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백 개의 백자발
이 전시된다. 장작가마소성으로 탄생한 작품은 같은 형태이지만 불길에 따
라 변화된 백색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강민수의 달항아리 작업에서 핵심은 장작가마이다. 신비한 색감과 안정감
있는 형태는 장작가마를 거쳐 완성된다. 작가는 숙련된 기술로 인해 자연
스러운 형태가 정형적인 형태로 변질하는 것을 경계한다. 마음을 잡고 마
음 가는 대로 작업을 하는데 그게 달항아리 선이라고 말한다. 높이 60cm
가 넘는 양감이 주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백자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한정용의 백자는 면을 깎아 만든 다양한 선들이 돋보인다. 작가는 물레로
성형하고 견고한 도구를 활용해 날카롭고 매끈한 면들을 드러낸다. 면을
따라 굽이 들어가거나 굽을 남기면서 본래 기능을 넘어 장식적 요소로 확
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자 흙과는 다른 성격의 흙이지만 백자와 뒤섞
이면서 오묘한 빛깔을 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고희숙은 슬립 캐스팅 기법을 바탕으로 백자를 제작한다. 작가는 백자 슬
립이 석고 틀 안에서 단단한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 매료되어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슬립이 틀 안에서 굳어 기형을 이루기까지의 과
정과 시간을 물의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정용의 작품은 발굴 가마터의 도침과 갑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결과물
이다. 도침과 갑발은 백자 생산에 있어 기물을 받치고 보호하는 부속 도구
이다. 작가는 거친 질감의 부속 도구와 매끈하고 하얀 백자가 어우러졌을
때 이질감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시한다.
글. 박민혜 경기생활도자미술관 큐레이터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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