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아세요?⑯
도자를 의미하는 ‘세라믹Ceramic’은 고대 그리스어 ‘케라미코스
Keramikos’에서 유래한 것으로 ‘불에 흙을 구워 만든 물건’을 뜻
합니다. 이 ‘케라미코스’는 본래 고대 아테네(BC510~BC338)의
공동묘지 구역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동시에 이곳은 고대 아
테네의 도공들이 에리다노스강 주변에 거주하며 많은 도자기를
만들어 내는 곳이기도 했죠. 아테네 시대, 도자기를 만드는 점토
는 ‘케라모스κέραμος/kéramos’라고 칭해졌습니다. 즉, ‘케라미
코스’는 점토를 뜻하는 그리스어 ‘케라모스’에 시공간적인 장소
를 의미하는 ‘κού’가 합쳐져, ‘점토가 많이 나오는 장소’로 지칭되
었으나 향후, 수많은 무덤이 들어서면서 공동묘지 구역으로서
의미가 남겨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케라미
코스’는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케라미쿠스Ceramicus’가 됩니다.
그리고 ‘세라믹’이라는 영어로 발전하게 되죠. 그리고 우리는 이
를 통해 적어도 ‘케라미코스’가 라틴어로 번역되던 시점에는 그
것이 고대 아테네의 공동묘지로서의 의미보다 ‘점토가 많은 또는
도공이 많이 살던 장소’ 또는 ‘불에 흙을 구워 만든 물건’으로서
사용되고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점토를 뜻하였던 용어 케라모스는 어디에서 온 것일
까요? 이는 그리스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파
르타 왕가 출신의 무장, ‘파우사니아스Pausanias’는 이러한 구
절을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케라미쿠스 지역은 ‘디오니소스
Dionysos’와 ‘아리아드네Ariadne’의 아들로 소문난, 영웅 ‘케라
모스’에서 이름을 딴 곳입니다.”1 즉, ‘케라모스’는 술(포도주)과
황홀경의 신인 디오니소스(바쿠스)의 피를 물려받은 도자예술
에 재능이 있는 자이자 그 자체로서 도공들의 신성한 보호자로
여겨졌던 것이죠. 신화에 따르면 그는 점토로 작업하기 위한 다
양한 기술을 발명했다고 합니다. 그는 종종 냄비나 그릇을 들고
있는 젊은이로 묘사되었고, 창조적인 장인정신과 예술적인 표현
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한정운 경기도자박물관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