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 CERAMIC GROUP]
도예모임을 만나다
도예가 모임은 모임의 특색이 특히 더 집약된 듯하다. 동고동락하며 동료들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기 때문은 아닐까한다. 오랜 시간 모임을 유지해온 경성도예가회와 올해 새롭게 모임을 알리는 우리도자연구회를 만나보았다.
경성도예가회
글·사진. 서희영 객원기자
제23회 경성도예가회전·(사)부산문화유산연구회 교류전 <공예평정>
2022.6.21.~7.5. 산목미술관
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 23
T.051.747.0970 H.sanmokart.co.kr @sanmokart
가장 혁신적인 생활예술로 시대의 대안이 되길
공예는 5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를 관망하며 아날로그적 감성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산업혁명이후, 시대에 따라 공예가는 신기술을 접목한 기술자가 되기도 했고 제작과정에 기계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 활용해 점차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나갔다. 그에 따라 누구나 쉽게 만드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다양한 생활공예가들이 생겨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10여 년간 전문교육을 받은 전문 공예가의 입장에선 다소 포지션이 억울해졌다. 전통적인 장인으로 대접을 바랄 수도 없고, 생활공예가와도 차별을 두고 싶다. 전문공예가가 깊이 생각해야 할 오늘날의 과제는 쉽게 만들고 쉽게 버려지는 무가치한 물건들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공예다. 환경문제나 제로웨이스트 운동 등의 움직임은 결국 공예로의 회귀를 지향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재료로 직접 제작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 모든 과정이 예술로 환원하면 공예가 되는 것이다. 19세기 후반 산업화와 자본주의에 반발해 수공예와 생활공예를 강조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의 미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이 가장 혁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다시 이루어질 모양이다.
경성도예가회 정기전이 지난 6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부산 해운대 산목미술관에서 열렸다. 올해로 23해를 맞는 경성도예가회는 경성대학교 도예과 출신 도예가들의 모임으로 1992년부터 친목도모와 학술적 교류를 해오고 있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사)부산문화유산연구회 회원작가들과 교류전으로 공예평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지난 2021년 팬데믹으로 전시를 열지 못한 데에 공예가 주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위안을 전하고자 했다.
경성도예가회 정혜주 회장은 공예평정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전시가 "부산을 넘어 세계를 평정하길 기대하는 마음과 팬데믹 시기를 보내며 공예가와 대중들에게 공예가 주는 치유와 평온한 위로를 보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기획했다”고 전한다.
경성도예가회는 1992년 창립전을 시작으로 매해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선보인 산목미술관은 전 경성대학교 도예과 교수인 권상인 작가가 운영하는 전시공간으로 해외작가를 초청해 작업과 전시를 교류 할 수 있도록 레지던시도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함께 교류한 (사)부산문화유산연구회는 2019년 결성된 학술모임으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문화유산과 유적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전시, 출판, 문화상품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부산 왜관요 연구와 조선시대 도자가마터 탐방, 학술 세미나, 워크숍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23회 경성도예가회전에 초청되어 도자, 회화, 금속, 섬유, 한지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작품을 선보였다. 경성도예가회는 현재 30여명의 회원으로 운영되며 이번 전시에는 22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이 밖에 (사)부산문화유산연구회 회원 15명이 참여했다. 매해 다양한 주제와 교류를 시도해온 경성도예가 정기전은 2018년에는 대학생, 대학원생들과 함께하는 전시로 기획돼 현업작가들과 학생들과의 교류를 도모하기도 했다. 회장 정혜주 작가는 신진작가들을 영입하고 교류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며, 이 모임을 통해 서로 힘이 되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한다. 도예계에 다양한 부침이 있지만 꾸준한 활동으로 부산지역 도예의 중심으로 다져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