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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월호 | 특집 ]

[특집I]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예의 역할
  • 편집부
  • 등록 2022-07-27 16:32:22
  • 수정 2024-07-23 17: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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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SPECIAL FEATURE] 공예의 사회적 역할 in 지속가능성

 

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예의 역할

 

시대정신으로서 ‘지속가능성’

‘시대정신’은 한마디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의미한다. 그것은 과거 헤겔이 말한 바대로 ‘한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절대적 정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시대정신은 한 시대의 특징을 단순히 설명하는 차원이 아닌 당대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류 문명사적 노력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과거 20세기엔 성장 위주의 경제 논리가 주류 담론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엔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탈성장 사회이론’이 새로운 담론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성장 위주의 담론이 가져온 위험성을 자각한 결과다.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무분별한 이익 추구와 소유권 확대로 이어지면서 자연을 단지 재화 획득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성장제일주의에 대한 경각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또한 성장제일주의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소비지상주의가 “자발적으로 체험된 ‘자연스러운’ 필요나 욕망이 아니라 자본 수익성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필요나 욕망”1을 증식시켜 과도하게 자원을 낭비하고, 결국 환경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을 각성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제성장을 통해 물질적 행복을 얻어낸들 다가올 종말의 위기 앞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구환경의 위기는 더 이상  ‘설마’가 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문제의 해결은 인류문명의 존속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이며, 자연과 문명 세계에 대한 새로운 정신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금의 시대정신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해결 방안

환경분야에서 세계 3대 싱크탱크로 꼽히는 월드워치연구소(WWI:World Watch Institute)가 2015년 발간한 연차보고서는 ‘지속가능성의 숨은 위협(Confronting Hidden Threats to Sustainability)’을 주제로 다뤘다. 이 보고서를 통해 공동 디렉터인 톰 프루(Tom Prugh)는 지속가능성의 문제해결을 위해 전술적인 것과 전략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가 제안한 두 개의 접근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먼저, 전술적인 것은 위기의 특정한 양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적 행동이나 접근방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엄청난 기후 변화와 최근 전 세계를 극한의 위기로 몰아갔던 팬데믹 현상, 즉 동물들이 옮기는 신종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 마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 전략적인 접근방식은 시스템적 사고와 책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스템적 사고는 생태경제학에 근거한 것으로서 환경문제의 원인을 단순히 자연보호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 그리고 정치와 문화적 측면에서 보다 광범위한 측면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연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스템적 사고는 환경보호가 단순히 오염된 강을 정화하거나 화력발전소를 폐쇄하는 수준이 아닌 사회정치적 측면에서 광범위하게 환경적 이슈를 다룬다. 예를 들어 GDP 성장에 숭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정부의 정책 또는 소비지상주의, 금권정치, 경제적 불균형에 의한 사회적 불안정 등도 환경문제의 원인에 포함한다.
(...)

 

지속가능성의 해결 방안으로서 공예의 역할

지속가능성의 문제해결에 있어서 공예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앞서 톰 프루가 제시한 두 가지의 해결 방안 중 전략적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먼저 전략적 해결 방안의 배경을 이루는 생태주의의 실천전략과 행동 규범에 이미 공예의 사회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생태주의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자.
생태주의는 낭만적 접근과 합리적 접근으로 나뉘는데 두 부류의 차이는 근대화를 겪으면서 나타난 현대성에 대한 반응으로 구분된다. 낭만적 접근은 현대성 자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방법이고, 합리적 접근은 현대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단 현대성이 지닌 이성적 자기성찰을 통해 얻게 된 원리를 ‘자연에 대한 현대사회의 접근방식’에 적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두 관점 중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은 합리적 접근에 해당하는 앙드레 고르스Andre Gorz의 정치생태학이다. 여기에서 굳이 고르스의 이론을 지목한 것은 그가 ‘생태위기의 원인을 성장제일주의와 낭비적인 소비로 보고 있다는 점과 근본적인 원인이 생산수단이나 사회적 관계에 의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설정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주목해야 할 점은 고르스가 지적한 문제점에 사회적 생산물로서 공예를 대입하면 공예가 생태 위기의 원인과 상반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이것이 오히려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도 가능해 보인다. 공예는 원천적으로 자본주의 생산원리에 부적합한 것이기에 속성상 자본주의에 대한 배타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공예의 사회적 가치가 정치생태학의 목적인 탈자본주의와 탈생산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길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게 한다. 그 밖에도 고르스가 생태 위기의 원인으로 삼고 있는 과잉생산과 소비지상주의, 사용가치의 배제와 일회성 소비의 증가에 따른 자원 낭비와 환경파괴,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른 개인과 공동체의 자율성 상실 등의 문제 또한 공예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과 동시에 이 또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서 역할이 가능하다.
(...)
생태의 위기는 자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문제도 포함된다. 자연과 인간의 상호관계성을 고려할 때, 자연의 보존 못지않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이러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자유로운 일을 통해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지구와 가족 모두를 위한 삶의 터전을 지속시키는 일은 우리 시대에 주어진 최대의 과제다. 향후 공예의 역할이 이러한 과제 해결에 기여한다면 공예가 과거처럼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시대를 선도하는 위상을 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마무리는 앙드레 고르스 글을 옮겨 적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생태주의적 차원에서 공예의 면모를 연상케 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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