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 YOUNG ARTIST]
박지원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도자의 표정
tropic movements, 37x40x53(h)cm, ceramic, 2022
dig in the ground, 각 20x20cm 12 piece, ceramic, 2021
유연하고 직관적인 판 작업
박지원 작가는 주로 판 작업으로 작품을 만든다. 인터뷰를 위해 작업실을 찾았을 때 작가는 8월에 열리는 개인전을 위해 조형적인 스툴 작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굴곡진 인체나 나무의 몸통을 연상시키는 스툴 시리즈도 판 작업으로 만든다. 흙 판을 맞대어 원기둥 모양으로 세우면 단단하지 않은 흙 판이 무게를 버티기 위해 구부러지기도 하고 휘기도 하면서 어떤 형태를 취하는데 그걸 포착해 판과 판을 이어붙인다. 작가는 ‘흙 판이 저마다의 무게중심을 잡는 모습에 삶의 무게중심을 잡고 서고자 하는 의지, 나아가고자 하는 혹은 지속하고자 하는 모습을 투영’한다. “코일링
작업도 재미있지만 처음의 궤적을 한 걸음씩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보다는 우연성이 더 개입할 수 있는 판 작업이 제가 추구하는 바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흙 판을 랜덤하게 잘라서 연결하고 붙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렇게 작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계속 찾게 되더라고요. 모든 작업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이 판과 저 판을 붙여야 할까, 말까를 의식하며 결정하는 일이 부자연스러웠어요. 흙과 호흡을 맞추며 작업하기가 어려웠어요. 삶이 그 자체로 흘러가면서 새로운 변화와 계기를 맞는 것처럼 작업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사건’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흙은 굉장히 유연하고 직관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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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또 다른 작업인 ‘얼굴들’ 시리즈도 같은 맥락을 지닌다. “판과 판을 붙일 때 나의 손자국에 의해서 어떤 표정을 드러내게 됩니다. 벽 안에서 얼굴이 솟아나는 것처럼 잠재적인 얼굴의 형태를 읽어내 드러내는 거죠.” ‘얼굴들’은 눈코입이 뚜렷하지 않다. 움푹 들어간 부분을 ‘눈’, 비죽 나온 부분을 ‘코’라고 인지할 때 비로소 그렇게 보인다. 작가는 지난 인터뷰에서 “여러 구조와 통로에서 얼굴들이 사방으로 나타나는 작업인데, 내면의 다양한 얼굴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얼굴들은 곧 다양한 나의 모습입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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