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II | SPECIAL FEATURE III]
공예의 공예에 의한 공예가를 위한
찻잔 5.3×6.6cm(좌), 5.5×7.5cm(우) | 백석 | 20세기
명기 4.3×10.3cm(인형), 13.4×10.3cm(말) | 백자 | 17세기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의 명언처럼 심미적인 아름다움보다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꿈꾸었던 모더니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는 기능성이었다. 예술Art과 공예Craft에 있어서도 차이점을 생각해본다면 가능성이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이 시작되면서 공장주들은 보다 더 많은 양의 생산과 기능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지만, 결국 오늘날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의 기능과 역할은 사물을 기능적으로 만드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우리는 손맛 나는 공예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국가에서도 2015년 11월 ‘공예문화산업진흥법’을 법제화 하였고,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기반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공예문화산업을 관할하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사업규모만 보더라도 해외유수기관 못지않게 성장한건 사실이다.
‘공예문화산업진흥법’의 주요 골자를 보면 대량 생산체제에서 소량다품종 생산체제로
이행하는 시대적 경향에 부합하고, 관광ㆍ교육 등의 다른 산업분야와의 연계 범위도 넓힐 뿐만 아니라 향후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은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의 대표 분야이기 때문에 공예를 공예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산업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이 이뤄져야한다고 한다. 지난 7년간의 이뤄낸 공예문화산업진흥의 정량적 성과는 공예주간이나 공예트렌드페어를 비롯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공예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공예의 양적인 성과 보다는 질적인 성과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획일화 된 시스템으로 적용되는 1년 단위의 행정절차는 공예인들에게 내실과 내공을 다질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공정성을 위한 사업평가제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작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성과지표를 만들어야 하는 공예행정제도는 올바른 것일까? 공예를 숫자로 평가할 수 있을까? 이러한 방법들이 공예문화산업진흥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인지는 더 늦기 전에 다시한번 되짚어보아야 될 것이다. 아마도 행정시스템을 행정가의 입장이 아니라 공예가의 입장으로 바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작가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고, 믿고 기다려 준 그 시간만큼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국가이미지를 격상 시킬 수 있을 만한 결과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짇고리 | 32x12.5cm | 소나무 | 19세기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