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토픽 | EXHIBITION TOPICS]
홈 스위트 홈,
즐거운 나의 집
황예숙 작 레드룸
한주은 작 욕실
현대인들에게 집은 건축물로서의 물리적 공간이나 부동산으로서의 의미가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우리 말은 홈과 하우스를 다같이 집이라하지만, House는 건축물이거나 사는 곳 때로 가족이 아닌 사람들의 모임을 뜻하기도 한다. Home은 물리적으로도 건물보다는 집 안,
가족이 모인 공간, 때로 가족, 혼자든 여러명이든 사람이 사는 공간이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감정을 주고 받는 또다른 개체이거나 영혼처럼 느껴진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상반기 기획전인 <홈 스위트 홈, 즐거운 나의 집>전은 지난 2년간의 팬데믹 상황 속에 우리 삶에서 의미가 더욱 확대된 ‘집’이라는 화두를 새로운 트렌드로 바라보고 집이 우리에게 건네는 안정과 위로를 재조명한다. 팬데믹과 코로나블루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 속에서도 많은 이들이 집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에 눈떴다. 이 전시는 사랑, 보호, 안전, 친밀의 공간으로서의 집이 가치가 더욱 요구되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예술을 삶의 공간으로 끌어들여 그 가치가 더욱 풍요로워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다.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지난 2년이 취학 이후 처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냈을 것이다. 때로 집안에 격리되고 집이 회사와 학교를 대신하며 우리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겪었다.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지치기도 했지만, 집에서 쉬고 먹고 자는 것 외에도 일하고 놀고 마시는 것은 2~3년간 어쩔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최근 격리상황이 완화되었지만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팬데믹 상황은 집에서 하지 않던 것들을 하는 것에 익숙하도록 우리 삶을 바꿔 놨고 그에 따라 집도 많이 달라졌다. 오래된 인테리어를 바꾸고 홈카페를 꾸미고, 재택근무를 위한 공간을 꾸미고, 망설이던 고급 가전을 들이고, 고사양 컴퓨터에 투자하는 것도 당당했다. <홈 스위트 홈, 즐거운 나의 집>전은 여섯 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각자의 공간으로 연결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돔하우스 중앙홀에 들어서면 낯익은 황예숙 작가의 작품들이 ‘나는 행복합니다’ 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80년대부터 조형도자의 큰 흐름과 함께 해온 황예숙 작가의 볼륨 있는 작품들이 커다란 썬룸 같은 클레이아크 중앙홀의 자연광속에 더욱 편안해 보인다. 3층장과 2층장, 테이블과 의자 같은 도자가구는 그가 꾸준히 선보여온 작품들이다. 작가는 “쓸 수 있는 도자가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도자작품을 쓸모 있게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다른 소재에 비해 투박할 수밖에 없는 도자의자나 테이블이 실용성만을 잣대로 평가될 수는 없다. 집안의 창을 통해 외부공간을 실내로 끌어들이거나 실내공간이 외부로 확장되듯이 집안에 놓인 도자오브제는 상상력을 자극해 공간이 확장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미지는 창밖의 풍경이 그렇듯 쉼을 제공한다. 붉은 집에 채워진 붉은 도자 사물들은 이번 클레이아크 전시를 위해 작가가 새로 작업한 작품들이다. 작가는 짙고 검붉은 레드가 아닌 화사한 새로운 색감의 레드매트유약에 심취했다. 이번 레드시리즈는 새로운 유약의 적절한 발색을 위해 반복 소성해 얻어낸 인고의 산물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