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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월호 | 전시토픽 ]

[전시토픽]코발트 블루: 조선후기 문방풍경
  • 편집부
  • 등록 2022-03-30 14:08:41
  • 수정 2022-03-30 14: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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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토픽 | Exhibition Topics]

 

코발트 블루: 조선후기 문방풍경

글. 노영희 경기도자박물관 학예연구사 사진. 경기도자박물관 제공


02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광주특별전 1
<코발트 블루 : 조선후기 문방풍경>

2021.10.1.~2022.3.27. 경기도자박물관 기획전시실
경기 광주시 경충대로 727

T. 031.799.1500  H.www.ggcm.or.kr


도입부_문인이 꿈꾼 청화세계 영상

조선후기는 정치·경제가 안정되는 사회 중흥기이자 조선 고유의 문화를 한껏 꽃피우는 문예 부흥기였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중국 청나라 견문과 활발한 도서유통으로 지식 습득 기회가 확대되었고, 해박한 학식과 문화적 안목을 두루 겸비한 지식인층이 대거 출현하였다. 조선 지식인들 사이에서 기물의 수집, 감상, 지식탐구 등 어느 한 분야에 매진하는 ‘벽치癖癡’(오늘날의 마니아mania)가 각광을 받았다. 특히, 서화와 문방구를 완상하며 다양한 문예활동을 전개하는 ‘문방청완文房淸玩’ 풍조는 회화, 공예 등 조선후기 예술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선건국 이래 격식을 갖춘 의례품으로써 왕실이 직접 제작을 관여해오던 청화백자에 문인취향의 그림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 시대의 새로운 면모이다. 조선백자를 화폭으로 삼아 펼쳐진 푸른 청화靑畵의 세계는 조선 지식인이 즐기는 최상의 여가문화이자 한평생 바라던 이상적 염원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 백자청화 화분문 호白磁靑畵花盆文壺」조선 19세기 | 높이 29.4cm | 입지름 13cm | 굽지름 14cm | 서울역사박물관(서울시유형문화재 제278호)
경기도자박물관은 2021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맞아 경기도를 대표하는 분원백자문화의 일면을 조명하는 특별전 <코발트 블루 : 조선후기 문방풍경>을 개최하였다. 조선후기 문방문화 열풍에 따라 조선백자에 등장한 청화 그림소재畵目에 주목하여 조선 지식인의 도자 애호문화를 재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1부 ‘완물취미玩物趣味, 즐거움을 그리다’와 2부 ‘부귀공명富貴功名, 희망을 장식하다’ 두 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조선사회에서 크게 붐을 이룬 ‘서화취미’, ‘원예취미’, ‘문방취미’ 등 다양한 여가활동이 그려진 청화백자를 통해 조선 문인들의 도자인식을 조명한다. 각양각색의 문방구와 파초분재가 그려진 항아리, 김홍도의 「묵죽도」와 강세황의 「묵매도」를 재해석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재현한 서재공간뿐만 아니라 사군자, 산수, 시서화 등 문인의 기호가 반영된 청화백자 속 서화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사대부의 서재공간을 배경으로 생활도자에 장식된 길상문양의 상징적 의미를 짚어봄으로써 사대부의 이상향을 담은 도자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서재를 꾸미는 ‘책가도’, ‘문자도’ 병풍과 민화 속 길상문양을 소재로 한 청화백자를 함께 전시하여 ‘입신출세’, ‘부귀영화’, ‘무병장수’과 같은 청화문양에 숨은 사대부의 세속적 염원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관람객이 직접 소망을 담은 ‘나만의 길상도자’를 꾸며 웹으로 받아보는 디지털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백자청화 매죽문 연적白磁靑畵梅竹文硯滴」조선 19세기 | 높이 7.6cm | 길이 11.7×7.9cm | 국립중앙박물관

완물취미玩物趣味, 즐거움을 그리다
18세기 조선사회는 진귀한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완물상지玩物喪志’ 풍조에서 벗어나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고 그 효용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적 세계관이 지배적이었다. 도시문화가 발달하면서 한양인근에 거주하던 양반京華士族을 중심으로 중국 고동기, 문방구 등의 옛 기물뿐만 아니라 그림과 글씨古董書画를 수집하고 애완하는 호사취미가 유행하였다. 양반들은 사랑채에서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며 교우와 경사經事 토론과 고동서화의 품평을 나누고, 사랑채 앞마당에 화분과 석연지, 괴석을 두고 문인의 품위를 더하는 국화, 매화, 대나무, 파초, 벽오동을 심어 완상하는 일상을 누렸다. 간혹 이상적인 자연공간을 조성한 정원과 별서別墅로 나가 한가로이 여가를 보내는가 하면 금강산과 같은 명승지를 유람하며 그 감흥을 시詩와 산수화첩으로 남겨 기념하는 등 문인의 아취雅趣있는 삶을 이어갔다.
이렇게 형성된 조선 지식인들의 문화적 호기심과 심미안은 왕실의 청화백자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조선백자의 문양소재로 등장하였으며 문인의 기호가 반영된 새로운 도자문화가 형성되었다. 문인취향의 청화그림은 사실화풍의 단순명료한 수묵화법으로 그려진 시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사군자는 물론, 대자연을 감상하는 고사인물도와 함께 중국 강남명소인 동정호洞庭湖의 장관을 그린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가 선호되었다. 또 당시 문예계에서 유행한 중국 당·송시대 시나 조선 문인의 시구를 정갈히 써넣기도 하였다.
특히 중국 남부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수양, 풍류, 존귀함, 정진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파초가 괴석과 함께 등장하는 것은 새로운 변화라 할 수 있다. 파초와 함께 유행한 괴석은 우주의 축소판으로 간주되어 명상의 대상이 되었으며, 문방에 도가적 자연을 재현하기 위해 책상에 두고 감상하기도 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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