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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월호 | 작가 리뷰 ]

[해외] 말하는 그 순간 ´엠마하트´
  • 편집부
  • 등록 2022-02-16 10:45:47
  • 수정 2022-02-16 11:05:47

[해외 | World]

 

말하는 그 순간

엠마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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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하트 개인전

2021.11.24~2022.1.23 바라캇 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36 T.02.730.1948
H.www.barakatcontempor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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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하트의 조각은 소통과 관련된 주제를 익숙한 사물로 은유한다. 이 조각들은 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보는 이를 어떤 입장에 처하게 하며, 관객의 영역을 침범하고 그들에게 ‘들이댄다’. 작가 개인의 경험과 사회에 대한 관찰을 담고 있는 작품은 공간에서 상황을 펼쳐내어 이상하면서 웃기기도 한 현실을 비틀어낸다. 하트는 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이어져 관객과 생동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이는 그가 세라믹 매체를 다루는 방식과 그의 작업 세계의 변화에서 관찰된다.

 

핑거포스트 작품 중 Look You Up And Down | 2021

타겟 작품 Big Mouth 설치 (부분) | 2021


엠마 하트는 지속적으로 작품을 통해 일상의 경험이 매 순간 재창조되고 재해석되는 작업을 하고자 했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세라믹을 접한 것은 2012년이었고, 이후 매체를 독학하며 실험적으로 세라믹, 사진, 영상을 포함한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이런 시도는 전시《Dirty Looks》(2013)와 《Giving It All That》(2014)에 잘 드러나 있다.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전시《Car Crash》(2011, 2016)에서도, 과거의 교통사고를 당장 옆에 있는 일상의 사물을 통해 현재진행형으로 불러오는 과정을 담았다. 현재 세라믹 조각가로서 확고히 작업 세계를 구축한 작가가 거쳐온 이런 과정은, 유동하는 삶과 현실의 양상을 복합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작가가 자신의 매체를 찾아간 길을 보여준다.

하트에게 있어, 예술에 대한 경험도 단순히 예술적 표현의 결과물을 고요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작품이 살아있는 공간 속에서 우리가 마치 일상에서 그러하듯, 맞닥뜨리는 상황에 대한 반응을 통해 자신을 재형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특히, 엠마 하트는 언어적, 비언어적 기호 이면의 복합적인 현실 속 의사소통을 다룬다. 작업은 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디든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괴감, 말과 행동을 꾸며야 하는 압박감과 불안을 담아낸다. 이는 영국의 노동자 계층 출신인 작가가 중산층이 주류인 영국 예술계 안에서 활동하며 언어와 말하는 행위를 더 의식하게 된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는 영국사회가 자신이 입을 열고 말을 시작하면 그 즉시 어떤 계층 출신인지 구분이 될 정도로 계층별로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양식이 나누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비단 영국사회 뿐만 아니라, 특정 집단과 사회적 상황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자연스러운지 결정하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1의 존재는 작가가 관심을 두고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은 언어를 비롯한 소통체계가 가진 구속력을 수면 위로 드러내며, 그 아래에서 지배되고 있는 생활, 소통, 관계, 감정을 보여준다. 언어적, 비언어적 기호의 수행을 통해 만들어진 현실과 이에 반응하여 우리 자신과 현실이 또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은, 작가가 세라믹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맥락을 함께 한다.

 

작가는 “세라믹 재료는 그릇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작품은 재료와 씨름하여 비정형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표현한다. 즉 우리가 일종의 ‘행동 관례’로 받아들여지는 언어적, 비언어적 기호를 따라가며 일상을 꾸리는 것과 같이, 재료는 작가가 만지고 모양을 잡아가는 방향을 강제로 따라간다. 반면, 결국 언어와 행동을 통해 자신의 본질이 드러나듯, 재료도 그 특성을 드러내게 된다. 결국 세라믹은 작가에게 있어 언어를 통해 우리가 자신을 구축하고 현실에 대응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수행적 매체인 것이다. 한국에서의 전시《BIG MOUTH》(2021)에서 작가는 세라믹 매체 중 석기(스톤웨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며 이런 합의와 저항을 그대로 드러냈다. 작가는 소성 과정에서 때때로 석기가 휘어지고 갈라지는 것을 그대로 두었다. 유약을 칠하고, 무늬를 그리는 등 장식하는 것과 다른 방향을 찾고자 한 작가는, 재료 자체의 특성을 살려 구축하고 건축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만들고자 했다. 이는 작가가 막스마라 여성 미술상 수상의 일환으로 제작한 조각 설치《Mamma Mia!》(2017)의 작품을 인간의 행동 패턴을 시각적 패턴의 무늬로 만들어 핸드페인팅한 것과는 또 다른 접근이며, 이후의 작업에서도 보인 핸드페인팅과도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엠마 하트의 첫 한국 개인전《BIG MOUTH》(2021)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합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독특한 측면을 더한다. 흑백 작품은 석기 고유의 색이며, 유약 없이 완성되어 직설적인 느낌을 준다. 전시 작품은 3차원 조형인 동시에 평면적으로 디자인된 도안의 모습을 갖고 있다. 작품이 표현하는 기능과 모양이 무엇과 닮았는지 그 상징성을 알아보는 이유와, 그에 다시금 ‘반응하는’ 과정이 전시에 펼쳐진다. 직설적으로 소통하는 작품의 기호적 모양새가 오히려 관객과 더 내밀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작품은 일종의 언어유희적 기호로서 말을 걸고, 그 기호와 상징을 관객들이 알아보는 순간, 소통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언어의 이면을 해학적으로 던져 관객을 당혹감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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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급을 구분짓는 무형의 자본으로,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개념은 특정 사회계층이 가진 취향, 말투, 자세, 옷차림, 매너와 같은 상징적 요소들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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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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