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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월호 | 전시토픽 ]

[줌인] 교섭의 미학 ´사물사물´
  • 편집부
  • 등록 2022-02-16 10:35:46
  • 수정 2022-02-16 11: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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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 Zoom In]

 

교섭의 미학

사물사물 思物寫物

 

사물사물 思物寫物 Inimitable (Minds) Traversing
2021.11.26~12.12 KCDF갤러리 1전시장

김상만-김경태, 이영호-조상현, 이은범-국동완

 

 

<사물사물 思物寫物>은 전시 서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나의 눈’에 날개를 달고 오직 자기 자신의 경험과 감각에 의거해 도자의 미학을 발견하고 내면화하는 순간을 위한 기획이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외부와 극도로 밀착되어 살아가는 세계에서 고정 관념이나 배경지식, 인플루언서의 취향, 알고리즘의 추천 같은 외부의 간섭 없이 철저히 자신의 직관을 통해 사물 그 자체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는 경험은 과연 가능할까. 사물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삶으로, 신으로부터 인간에게로, 어떤 세계를 사적이고 특유한 차원으로 옮기는 그 순간. 새로운 미학이 솟아나는 그 순간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사물사물>은 고착된 이미지, 강요된 정서, 또는 공예 서술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몇 가지 틀을 벗어나 작품을 주관적으로 이해하는 방식과 태도를 탐색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공예의 영향권 바깥에서 창의적 시각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독자적 방법론으로써 지적, 정서적 영감을 만들어 내기 위해 분투하는 예술가들의 손과 눈을 빌려왔다. 말하자면 동시대 도자에 대한 인식과 미적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로서 <사물사물>은 이미 미학적으로 완결에 가까운 예술 양식을 구축한 중견 도예가의 예술 세계를 시대적, 물질적, 정서적으로 상이한 경험을 가진 예술가와 함께 ‘다시 보기’ 한다. 여기서 ‘다시’는 기존의 관념을 전복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라기보다, 새로운 차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탐색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전시의 구조는 제목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필자는 공예를 포함한 예술이 ‘뜻’이 담긴 사물인 동시에 그것을 누군가 자신의 차원으로 ‘옮기는’ 행위이자 그렇게 옮겨진 결과로 상정했다. ‘思物’이 예술 향유의 핵심 원리로서 ‘머리와 결합한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개별적 경험이라면, ‘寫物’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묘사하는 작가들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은유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어떤 대상을 사적 세계로 옮겨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예술 창작과 감상의 태도를 표상한다. 영문 제목 ‘Inimitable (Minds) Traversing’은 한자 제목을 다시 한 번 다른 차원으로 옮겨 표현한 것으로,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마음/정신이 기존의 미학/관념을 가로지른다는 의미이자 가로지름 그 자체의 독창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도를 바탕으로 필자는 동시대 도자의 조형 요소로서 탐구해 볼 만한 질감, 정서, 색을 선명하고 밀도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양식으로 각각 분청, 백자, 청자를, 작가로는 김상만, 이영호, 이은범을 선정했다. 이들의 도자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다시 보기 할 시각예술가로는 국동완, 김경태, 조상현을 초대했다. 상술한 조형 요소와 도예가 각자의 작업이 가진 특징들, 마찬가지로 세 시각예술가의 매체와 방법론, 작업의 특징을 고려하여 김경태는 김상만의 분청을, 조상현은 이영호의 백자를, 국동완은 이은범의 청자를 들여다보도록 매칭을 했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재료와 표현 사이에서 실험을 거듭하며 예술적 성취를 이뤄낸 세 명의 도예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자신의 재료와 기법, 미적 형식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더 나아가 각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를 담은 작품을 제작했다. 그리고 관점과 방법론 측면에서 특히 독자성이 뚜렷한 작업을 발전시키며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각예술가 세 명은 공예계의 안경 없이 각자 도예가의 작업을 자유롭게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구축해 온 예술 세계와 맞닿는 미적 요소를 추출해 독립적인 작업으로 옮겨냈다. 이로써 도예가의 작업 세계는 원본이자 대상으로서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하고, 그 결과로서 시각예술가의 작품은 다시 원본이자 대상이 되어 누군가의 눈을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눈과 손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거나 잊고 있던 도자의 면면을, 예술의 눈을, 우리 자신의 마음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글. 문유진 독립 큐레이터  전경 사진. 김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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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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