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점토의 조형성을 탐구하는 달항아리
이규선
글. 이연주 기자 사진. 이은 스튜디오
이번 전시가 기존 작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형물을 만들던 작업에서 벗어나 전부 항아리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결국 원의 형태로 돌아가게 된다는 그의 말은 결국 흔히 볼 수 있는 형상에서 새로운 세계를 이루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칠순의 무지개 Deep Green Ⅱ」 H97×98×98cm | 2016
지난 11월 12일, 이규선 도예가의 23회 개인전 <달항아리에 앉은 무지개>가 여주도자 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색상의 대형 항아리 35점을 선보여 눈길 을 끌었다. 그는 올해로 75세를 맞은 현역작가이다. 높이 1미터 이상, 무게 40kg그램을 훌쩍 넘는 작업을 거뜬이 해내며 나이가 더는 절대적인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나이듦에 대하여 새로운 태도가 필요한 요즘, 여전히 어떻게 작업하며 살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그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경기도 여주 가남읍 은봉길의 길을 따라 이규선의 작업장 두리봉도자예술관에 닿았다. 마당에서부터 담벼락을 따라 조형물들이 놓여있어 도예가의 집임을 알려준다. 작업을 하기 위해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작업장을 지은 것이 어느 새 30년이 되어간다. 새 로운 작업장을 짓기 전에 구옥의 살림집과 작업장이 있었다. 그는 얼마 전에 오래되고 손상된 공간을 보수하기 위해 리모델링과 증축을 진행했다. 작업장을 손볼 비용으로 아 파트를 샀다면 값이 상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돈이 작업을 포기할 정도의 값어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흙을 만지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무척 만족 스러워 했다. “도시에서 편리하게 살면 좋겠지만, 나는 작업하면서 사는 게 편안해요.”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타래기법을 이용하지만 고유의 문양이나 형태를 고집하지 않는 다. 그는 ‘제 작품은 전통 도자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흙에 대한 작업을 하 는 것’이라고 전했다. 흙이 갖고 있는 성질과 형상이 만나 표현되는 다양한 방식을 기의 형태에 적용하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그가 작업에 있어 중요시 여기는 것은 매순간 즐 겁게 작업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작업을 매번 새로운 작품으로 만드는 게 그가 즐겁게 작업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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