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의 본질을 찾아서
이기주의 작품세계
글. 권상인 예술학박사 사진. 이기주 미술관 제공
승무僧舞의 공간변화와 영산회상 가락을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노작가의 변이다. 인체나 소·말·군상群像등의 형상들을 추상적 표현으로 접근하여 황토색과 그 색상이 상징하는 원시적 생명감을 발현하는데 갑자년의 긴 세월이 흘러갔다. 최근 제작한 일련의 작품들을 분석하면 청동기시대 고인돌의 얼개, 홍도의 내추럴한 포름과 색상이 함께 현현되어있다. 즉 원시시대 형태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는 그러므로 건강한 조형미가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주 作「소 Cow」 47×30×58cm
60여년 탐색의 세월
청사靑砂 이기주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김종영, 김세중, 송영수, 장욱진교수 등에 게 배웠다. 졸업 후, 1960년대 부산 경남공업고등학교 요업과에 미술교사로 부임한 후 테라코타를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일관되게 도조陶彫 작품만을 발표하여 조각가 권진규 이후 한국적 사실주의에 맥을 이어가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본 도예의 메카로 지칭되는 시가라키의 ‘도예의 숲’에 초대되어 제작한 구상적 인체를 표현한 도조 들은 그 미술관에 소장되어 일본 각 지방의 저명한 미술관에 순회 전시되고 있다. ‘도예의 숲’에 초대된 세계적 도예작가인 미국의 피터폴커스, 로버트아네슨, 이태리의 알도 론티니 등은 인체를 테마로 성형하여 소성하는 작가들인데 아시아권의 대표작가로 한국에서는 이기주가 최초로 초청되었다.
이기주의 작품들은 주로 점토를 가지고 동물이나 인체를 크로키 하듯이 짧은 시간에 걸쳐 사실적인 형태를 무시하고 반추상화 하여 소조한 부정형적 형상들이다. 인체와 동물들의 형상을 한국적 양감과 이미지로 이상화시켜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박수를 받 고 있으며 조선시대 공주 학봉리 일대에서 소성된 철화분청에 그려진 쏘가리의 형상을 닮은 일필휘지一筆揮之한 물고기를 그린 기물들 역시 높이 호평 받고 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저화도의 테라코타를 제작하여 국전에 출품하였다. 70~80년에 들어오면서 고화도 도조작품들을 굽기 시작하여 2000년을 전후로 한 시기에는 한때 1300℃를 상회하는 고화도환원불을 운용하여 백자항아리, 사발 등 차도구들을 발표하 였다. 이때 철사·진사를 발색시키기 위하여 특별하게 조합된 금속산화물이 1330℃로 부터 요변현상을 일으켜 도자기표면에 흘러내리지만 바닥까지 흐르기 직전에 소성을 마치고 급 냉각시켜 고정시키는 기법은 그의 독특한 경지이다.
도예가가 운용할 수 있는 온도의 한계를 초월한 콘 No11, 12의 눈부신 백색화염 속에서 안료가 흘러 내리 는 흐름을 식별해내는 그의 안목은 특별한 것이다. 이 시기 소성한 전통적 도자기 안료인 철사와 진사는 한국뿐 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색상 과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름 하여 유적釉滴 철사, 유적 진사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5년 이후부터 유년시절 집에서 길렀던 소나 말, 인체를 테마로 하여 대학시절 몸에 익힌 소조기법을 여전히 고집하며 제작하였다. 이렇게 소조한 형상들을 건조시켜 시유를 하지 않고 조개껍질을 넣어 고화도로 번조해 내는 이른바 신라시대의 토기소성방법인 자연무유소성방법을 선택하였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자연적으로 유약이 생겨 시유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또한 특별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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