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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6월호 | 해외 ]

International Ceramic Center, Skæskør Denmark
  • 편집부
  • 등록 2003-03-18 18:51:27
  • 수정 2018-02-19 0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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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국제도예센터에서 만난 도예가들(2)

International Ceramic Center, Skæskør Denmark

글/사진 최은경 도예가

 리사 케이트 블로치 라미(Lisa Kate Bloch Lahmy)는 덴마크디자인학교(Danish Design School : Skolen for Brugskunst)에서 도예를 전공한 작가이다. 리사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의 돌, 모든 돌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다. 지구에서 돌이 어떻게 생성이 되었고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고고학자들과 박물관에서 함께 일 할 때가 많다. 필자는 두 달간 함께 작업하면서 리사의 작업 과정을 시작부터 지켜보았다. 해변에서, 들에서 어디서든 갖가지 돌을 주어 매일 자전거에 달린 바구니에 가득 돌을 담아 왔다. 돌에 관한 전문 서적을 보면서 어떤 돌인가를 분석하고 1,000℃로 가스 가마에서 구워낸 후 잘게 부순 다음 저화도, 고화도 흙에 돌을 끼워 넣고 다시 고화도 소성을 하는 작업을 한다. 구덩이를 파고 소성하는 원시적 소성법인 ‘pit firing’과는 다른 ‘open firing- burn firing’을 하기도 하고 가스 가마 소성을 하기도 한다.

 돌의 성질에 따라 강한 질감을 만들어 내기도하고 플린트(Flint:부싯돌, 아주 단단한돌)가 많은 돌은 돌 자체가 녹아 유약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돌이 부분적으로 녹아 올려놓은 형태의 덩어리가 자연스런 경사를 갖기도 하는 결과를 보았다. 남미나 아프리카 등에서 배워온 재래 방법과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를 사용하는 고집스런 작가였다. 매일 스튜디오에서 실험하고 또 방법을 찾아내던 리사의 외부 장작 소성을 돕기도 했는데 내게도 새롭고 큰 경험이 되었다.

 스웨덴 작가 헨리 린느 젤버(Henny Linn Kjellberg)는 덴마크에서는 유명한 도예 전공과 유리 전공만 있는 예술학교인 번홀름(Bornholm)예술대학과 노르웨이 오슬로의 예술대학에서 수학한 작가이다. 무척 세밀한 작업을 하면서도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작업을 함께 하는 작가로서 백자(porcelain)로 3cm의 바늘을 수 백개 만들고 그 바늘마다 치과용 수술나이프로 바늘귀를 만들어 낸 작업은 시슬리섬의 산타루치아(성녀 루치아)기념일에 스칸디나비아 작가들이 초대되었을 때 전시된 작품이다. 루치아의 눈이 아름다워 사랑에 빠진 남자로부터 벗어나 신에게 그 사랑을 다하기 위해 바늘로 그 아름답다는 눈을 뽑아버린 성녀 루치아의 이야기를 작품화 한 것이다. 철이나 동 그리고 조개껍질 등을 흙에 섞어 함께 소성해서 만든 대형 실험작품의 전시에 행위예술가를 함께 참여시키는가 하면 올 여름에 캐나다의 무용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 오브제들을 흙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는 그였다.

 모자이크와 타일로 아름다운 분수대와 여자, 남자의 문을 만들고 건물의 여러곳을 장식해 놓은 작가 가다 스트라드(Gerdaøstergaard)의 작업실에는 아름다운 유약이 덮인 많은 타일들이 있었는데 아인슈타인을 좋아하는 가다(Gerda)는 타일 위에 전사지를 쓰지 않고 아인슈타인에 대한 드로잉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도예가 한스(Hans)와 버짓 버제손(Birgitte Borjeson)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무척 큰 그릇(bowl)을 만들고 있었다. 석고 몰드를 사용하지 않고 스티로폼과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한 몰드를 만들어 캐스팅하는 방법을 고안해 사용하고 있었다. 처음엔 실수가 있었지만 여러 차례 실험한 결과 무거운 석고 몰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에 실수가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도예가들이 특이했던 것은 그들의 작업실과 화랑이 한 장소에서 함께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도예가들이 자신의 화랑을 갖고 있고,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에 대해 덴마크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코펜하겐 중심가나 화랑가로 가게 되면 작가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장처럼 잘 진열해 놓고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작업에 대한 많은 설명 또한 아끼지 않는다. 굳이 화랑을 찾아 전시에 필요한 복잡한 과정들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고객에게는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어 그 장점이 있고 중간 판매 유통을 거치지 않아 작가에게나 고객에게 다 장점이 있었다.

 필자가 작업을 하던 기간 중 도예센터에서 석고 워크숍(plaster workshop)이 있었다. 코어징 디자인 학교(Kording Design School)에서 석고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치는 존 라센(John Larsen)의 석고 몰드 캐스팅은 완벽 그대로였다. 하나의 석고 몰드를 만들기 위해 원형에 쉘락(니스 일종)을 바르고 또 바르면서 완성된 석고 몰드의 표면은 작은 기포조차도 용납되지 않은 상태였다. 캐스팅을 위해 여러 피스를 내는 과정에서 석고 몰드를 인위적으로 쪼개는 방법은 전혀 두 피스 사이에 틈을 없게 하는 좋은 몰드 제작 기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필자는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수입된 여러 종류의 흙과 유약을 실험했고, 덴마크에서 만난 대단한 도예가들로부터 작가로서 잃어버리기 쉬운 열정과 성실을 다시 한번 다짐해보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귀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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