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의 도전 열두달의 항아리
글. 이진명 前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열두달의 달항아리 사진을 겹쳐 만든 이미지
이번 전시 <십이월의 도전十二月陶展>을 위해서 최지만 작가가 본격적으로 달항아리백자호白磁壺를 만든 것은 작년 삼월부터였다. 이른 봄에 시작하여 이듬해 오월 만춘에 끝냈으니 일 년 열두 달의 세월을 모두 담은 것이다. 전시 타이틀 속에 도예전시를 뜻하는 도전陶展과 예술에 대한 의지로써의 도전挑戰이라는 말이 중첩되어있다. 동아시아에서 일 년 열두 달의 세월은 생장소멸生長消滅의 우주법칙을 가장 일상적인 현상 속에서 설명한 철학의 정수精髓이다.
최지만 작가는 옛 선비를 연상시킨다. 선비의 본연은 인仁에 다가가려 노력해서 인의 의미를 얻고 다시는 이 세계의 밖으로 나오지 않는 품격을 가리킨다. 인을 순수한 우리말로 옮기면 사람다움이다. 이 말은 단순히 사람다움에 국한 되지 않는다. 아비는 아비답고 선생은 선생다우며 자식은 자식답고 친구에게 우애를 주고 효孝의 의미를 구현해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공자는 “어질고도 사람다운 사람은 걱정이 없는 것이다
인자불우仁者不憂”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에 공자가 말하던 인자仁者는 온데간데없다. 최지만 작가가 열두 달 동안 흙을 빚고 가마에서 땀 식히며 기다렸던 것은 인자를 닮은 달항아리였다. 혜곡 최순우₁₉₁₆~₁₉₈₄ 선생은 달항아리를 가리켜 순수하고 어리수긋한 아름다움의 결정체라고 설명한 적 있다. 또 무심한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이 설명에 반대한다. 달항아리는 조선 최고의 사상에 대한 예술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성先聲의 생생한 생명력은 최지만의 십이월 달항아리 속에서 여전히 가득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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