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제 55회 미국도자 평의회 <엔시카> 전시 리뷰
연례전시와 지역기반 전시를 중심으로
NCECA: The National Council on Education for the Ceramic Arts 미국 신시내티 Cincinnati, Ohio
글. 이지은 미국 노던 켄터키 대학 도예과 조교수
지난 한 해와 이번 해에 걸친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에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고 예술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 을 미쳤다. 아쉽게도 예정되어 있던 2020 버지니아주 리 치먼드에서 열리는 엔시카의 모든 일정과 전시들이 시 작되기 몇 주 전에 취소되었다. 55회를 맞이하는 이번 <2021 엔시카>는 온라인 컨퍼런스 형태로 진행되었으 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강의와 토론, 공개 시범 등 다 양한 내용으로 채워졌고, 가상 전시장을 통해 전시들을 소개하고 상업 갤러리와 도예 재료상, 학교와 단체들도 각기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다. 엔시카 연례 전시와 신진 작가들의 전시, 학생공모전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들이 미리 예약을 받아 시간당 인원을 제한하여(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신시내티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엔시카의 주제는 <강, 성찰, 재창조: Rivers, Reflections, Reinventions>로, 시인 랭스턴 휴즈가 말한 ‘내 영혼이 강처럼 깊어졌다’는 말처럼 물이 시간과 지역을 흐르는 길은 우리 내면의 경험을 반영한다는 본 질적인 비유로부터 설정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도자 관 련 분야에 있는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등록을 하였고, 가상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화상회의 줌Zoom으로 실시 간 진행되었다. 그중 엔시카 연례 전시와 지역 기반 전시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엔시카 연례전시
<사회적 불황 - Social Recession>
Weston Art Gallery, Aronoff Center for the Arts>
이번 엔시카 연례 전시2021 NCECA Annual는 독립 큐레이터이자 연구원인 샤넌 스트래튼Shannon Rae Stratton이 기획을 맡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검역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생긴 유대 해체에 대한 우려 섞인 영향을 제시하는 데에 전시의 초점을 맞췄다. 아나 잉글랜드Ana England는 주로 사람이 다른 생명체 들과 어떻게 전략을 공유하는지에 대해 고찰하는 유대감 Kinship에 관한 작업을 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왁스가 덧입혀진 10개의 영장류의 귀를 형상한 테라코 타 「작업 듣다: Listen」를 선보였다. 이 작업은 다른 사람 들의 의견과 걱정에 마치 귀머거리가 된 것처럼 살아가 는 현시대의 모든 인간과 영장류의 연결고리를 찾아, 서 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 “경청하는 행동 은 존중과 연민, 평화로운 공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작 가는 말한다.
조너선 크리스텐슨 카발레로Jonathan Christensen Caballero는 노동직을 통해 가족을 부양해온 이민자 출 신 부모님과 함께 자라온 작가 개인의 정체성으로 작업 적 기반을 두고 있다. 사회 참여에 있어 포용과 배제의 문제, 소속감, 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한다. 혼합 매체를 주로 작업에 사용하며, 가족과 친구들의 신체 일부를 실 제로 캐스팅함으로써, 이민자 삶의 한 장면을 여러 겹의 상징을 통해 전달한다. 작가는 육체노동자들이 필수 노 동자로 재조명된 팬데믹 상황에서, 그들이 얻은 새로운 사회적 중요성이 과연 계속해서 유지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제이미 베이츠 슬론Jamie Bates Slone은 실물 크기보 다 약간 작은 인물 구상 작업을 통해 가족의 정신적, 육 체적 질병 경험에 대한 기억, 불안, 상실을 작업적 주제로 삼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 생물학과 감정 사이의 관 계에 대한 담론이다. 작가는 인간 조건의 부조리한 상태, 즉 정서적, 육체적 감각 안에서의 섬세함과 취약함을 동 시에 가지는 이중성에 작업의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특 히 이 작업은 암과 질병에 대한 작가의 불안과 두려움을 반영한 자화상이며, 작가가 직접 의학적 검사를 받는 동 안 느꼈던 불안감을 반영했다.
에이미 버나드Amy Bernard의 「21세기에 어떻게 좋은 선생이 되는가 How to be a good teacher in the 21st C」는 작업을 통해 이번 엔시카의 주요 화두 중 한 가지였 던 현재의 팬데믹 상황에서의 교육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슬립 주조로 만들어진 팔에 걸려있는 아이디카드 속 QR 코드를 통해,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인격적 교 육과 비인격적 교육 그리고 어떻게 좋은 선생이 되는가 에 대한 모든 상호 작용을 제시하는 비디오가 재생된다. 로렌 캘먼Lauren Kalman은 「공허를 채우기 위한 장치 (30): Device for Filling a Void (30)」에서 무정형의 신체 형태를 연상시키는 도자 작업과 보석을 결합한 작 업을 선보였다. 사진에서 보이듯, 나체로 세라믹 오브제 를 안고 있는 작가의 행위는 신체적, 감성적, 성적인 공허 함의 심리적 채우기를 의미한다. 이러한 작가의 움직임 은 희미하게 흔적으로만 남게 되고, 이는 현재 팬데믹 상 황에서 사람들의 고립되어 있는 감정의 부재 현상을 반 영해 주는 듯하다.
이번 엔시카 연례 전시에서는 많은 작가들이 서로 간의, 나아가 전 세계에 대한 상호의존성, 연민, 공감의 힘을 갖 기를 요청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다른 엔시카 연례 전시 에 비하여 작업의 크기들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느낌이었 지만, 팬데믹이라는 상황을 작가 자신들의 독창적인 방 식으로 다양하게 표현함으로써 극복, 소통하려는 시도를 보여준 전시였다.
엔시카 지역기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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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