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한국 도자의 전통
신경균이 담아 온 달빛
글.이동식 문화역사칼럼니스트
중국의 도자기는 형태의 아름다움에 있고, 일본의 도자기는 아기자기한 색채에 있는 반면, 한국의 도자기는 유려하고 그래서 때로는 갸날프다고 하는 선의 아름다움에 있다는 일본인 민학자 유종열의 지적을 맞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그 말은 한국의 도자기에 형태미가 없다거나 색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백색을 한국인들의 심성의 바탕으로 파악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그것이 무채색의 백색, 색이 전혀 없는 백색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백색은 불과 흙의 서로의 만남과 단련을 통해서 나오는 것임을 우리는 안다. 우리의 불은 일정하게 온도만을 높여주는 기계적인 불이 아니라 높은 온도에서 흙을 고도의 깨끗한 몸체로 변모시키려 치열하게 달려가는 장작들의 불꽃이다. 그 불 속에서 ‘불규칙 가운데 규칙이 있고 미완성 가운데 완성의 흐름이 있는’ 우리 백자의 아름다움이 나오는 것이리라. 그것이 ‘완성을 지향하고 자하는 버릇 때문에 이따금 생기를 잃고 만다.’는 현대 도자기들, 완전한 백색인 것 같지만 마치 짙은 화장 뒤의 창백한 흰색으로 보이는 것들과 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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