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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월호 | 특집 ]

[특집] 도예 전공자에게 열려있는 직업의 세계/ 특집2) 앞으로 변화할 인력은 어떤 모습일까
  • 편집부
  • 등록 2021-05-04 10:59:59
  • 수정 2024-07-23 17: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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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II

 

 

앞으로 변화할 인력은 어떤 모습일까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글. 허제 엔피프틴N15대표

 

 

평소 도예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터라 TV 속 진품명품 등 도자기 등을 주제로 감정가를 정한다던가 또는 주변에 도자기를 모으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당시 학생으로서 또는 직장인 초년생으로서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터라 무언가 알 수 없는 밋밋함 그 자체의 도자기 수집에 열광하는 그들을 의아해했다. 그러나 몇 해 전 우연히 접했던 한 전시를 통해 그 시점을 기준으로 도자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늘 선반에 세워져 혹시나 깨질까 봐 구경하는 사람도 조심스럽게 만들던 그 도자기가 벽에 걸려 있었다. 도자기는 흙으로 빚어 높은 온도의 가마에서 구워내는 것으로,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고도의 숙련 기술이 필요해 예술작품으로써 수천 년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당시 작품의 주인공인 이승희 작가의 경우, 기존 도자기의 기능성을 제외한 회화적인 느낌을 살려 도자의 색채와 선을 부각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평면에 가까운 입체, 그리기와 만들기가 공존한 방식으로 전통과 현대 모두를 작품 하나에 담아 세계에서도 통하는 작가가 되었다.

도예가들을 위한 미래는 보수적인 직업군을 넘어서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엔 다양한 형태의 창직 · 창업의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이슈는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를 가속화 시켰다. 특히 유통 측면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수공예들을 위한 창업플랫폼으로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은 공예가들에겐 상당히 큰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을 계기로 새로운 유통방식들이 더욱 확산되며 수익 모델이 다소 불투명하던 수공예 창업가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2015년 약 3.8조 원에 해당하는 시가총액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온라인 수공예 마켓 ‘엣시Etsy’는 2020년 S&P 500에 편입되면서 21조 원의 시가총액으로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을 가져다준 적이 있다. 대량생산된 기성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온라인 마켓 시장에서 수공예라는 개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창업자 로버트 칼린Robert Kalin가 목수였던 시절 자신이 직접 제작한 가구를 기존 이베이 또는 아마존에선 돋보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창업한 회사가 바로 엣시다. 탄생한 지 15년 만에 2020년 기준 전 세계 7,000만 명의 소비자들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엣시의 성장은 더욱 눈에 띄었다. 엣시 내에서 제작한 수제 마스크는 판매액만 약 4천억 원에 가까울 정도로 흥행했다.

사실 엣시의 가장 큰 강점은 수공예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런 가치 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를 연결해 거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창의력이 살아서 번창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오로지 수공예품만이 판매가 가능하다고 굉장히 엄격한 룰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수공예품에 얼마나 큰 애착을 두는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디어스Idus’가 한국형 엣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 소개받은 작가로부터 미술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비싼 게 아님에도 구매까지 수없이 망설였다. 보통은 ‘오픈갤러리’ 라는 서비스를 통해 미술품을 렌털한다. 이렇듯 이제는 미술품을 향유하는 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공동구매, 렌털,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품을 소비하고 있다. 아직 공예품은 해당하진 않지만, 어느 시점에선 분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위 사례들과 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과정에서 수공예품 제작자들, 특히 한국의 전통 도예가들은 그들의 작품성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또한 제작 관점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미 수공예품 제작을 위한 다양한 방식과 인프라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제작이 불가능에 가까운 대칭 형태와 미세하고 정교한 표현에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전통 자동차 제조업 강국이다. 하지만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며 자동차 제조업 분야도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자동차에 머무는 시간은 동일하지만 직접 주행에 참여하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오히려 자동차 내에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제조업에서 곧 콘텐츠업 또는 서비스업으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일례로 필자가 속한 투자회사에서 4년 전 투자를 진행했던 ‘엠오피’라는 3D프린팅 소재 스타트업이 있다. 기존 가공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세라믹 제작을 3D프린터를 활용하여 복합한 3D구조체를 생산한다. 도자기는 세라믹 예술에 해당한다. 고급스러운 소재로서 형이상학적인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 모 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실내 내장제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엠오피는 기술력을 그리고 도예 전문작가가 콜라보함으로써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연구과제였다. 자동차 제조업 뿐만 아니라 창의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도예를 포함한 모든 수공예 작가들의 직업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다소 상업적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명품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넘어서 개성 있는 도예 작가들과의 협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예 작가와 자동차설계 디자이너가 만나 예술 활동을 펼치는 루나 앤 모넬로Luna & Monello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시도하고 있다. 여의도 모 호텔의 경우, 고급 도자기 브랜드인 ‘광주요’와 콜라보레이션을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는 단순 식기류 이상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회사에선 용산전자상가에 위치한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 ‘디지털 대장간’ 을 운영하고 있다. 3D프린터를 포함하여 40여 종이 넘는 디지털 제작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디어부터 실제 제품화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메이커도 결국은 수공예의 일환으로 일반인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한다. 그 중 일반인들이 최근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도예 관련 장비들도 추가적으로 설치했다. 회원수가 5천 명을 넘어섰으며, 수공예 작가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 교육 프로그램 이상의 다양한 기업들이 이곳 디지털 대장간과 협업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기업 내에선 해결하고자 하는 여러 아젠다들을 이곳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재능있는 아티스트, 메이커, 디자이너, 엔지니어들과 협업하여 솔루션을 찾아낸다. 그들의 창의성이 곧 돈이 되는 순간이다.

적극적인 작업 활동만큼 적극적인 노출도 중요하다. 그럴수록 양질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최근엔 라이브 스튜디오까지 더해져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전통공예 기업 대상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한 바 있다.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공예작품 별 상세한 배경 설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을 했고, 당시 이러한 신선한 시도가 네이버 라이브 쇼핑 카테고리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뷰 수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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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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