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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월호 | 전시리뷰 ]

우연을 맞이하는 희열 강무창의 불의 그림, 불의 꽃
  • 편집부
  • 등록 2021-05-04 09:26:02
  • 수정 2021-05-04 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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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우연을 맞이하는 희열
강무창의 불의 그림, 불의 꽃

글.이춘복 도예가, 남서울대 교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사물은 철저히 도구성을 지니게 되어있다. 그리고 기능적 목적은 물질이 만들어 낸 경계의 안과 밖에서 구현되며 물질은 기능을 실행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강무창의 작업은 물성의 반복적 실험이자 숙련 과정인 동시에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까지 그가 천착해 온 재료의 탐구는 물질의 이해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본래 재료라는 말은 바탕이나 물질을 의미하는 라틴어 ‘마테리아Matérĭa’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서 바탕이라는 말은 ‘정신적 바탕, 재능’ 등으로 의미가 확장될 수 있다. 지배적 물질을 다루는 기술에 따라 오랜 인류의 문명사에서 생사의 존폐가 결정되거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점토는 물리적 성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던 인류 최초의 유일한 물질이기도 했다. 펼쳐놓은 작업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축적된 물성의 실험을 통해 기능과 장식이라는 상반된 목적의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날이 선 직선과 경계가 모호한 방사형 결정의 이질적 두요소가 자연스럽게 혼재되어 습합習合을 이루고 있다. 비록 현대미술의 두드러진 양상이 ‘장르’의 해체와 융 복합이라 할지라도 그의 작업과정은 재료와 물성에 대한 단단한 선-이해fore-understanding를 근간으로 진행되었다.

여섯 각을 시작으로 세밀하게 면을 더하고 나누어 원형에 근접한 다각 호壺와 매병까지도 눈에 띈다. 원형의 표면에서만 왜곡되지 않는 균질한 결정을 얻을 수 있음을 이미 숙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면치기 기법을 공정에 추가한 것이다. 기능의 도구적 목적과 효율만을 쫓았다면 엄격하고 까다로운 추가 공정은 시도될 수 없었다. 이러한 시도로 각이 만들어 졌고 각의 경계가 만들어낸 세로 또는 나선축의 직선은 평면 결정과 엇갈리거나 겹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정 평면이 굴절되어 변형되거나 선을 따라 유약의 농담이 추가되고 경계면까지 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추가 공정으로 인해 작가로서 구별되고자 한 의도를 충족할 수 있는 과정인 셈이다.

물질의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구체적 사물의 형태를 취했다 할지라도 기법 또는 기량과 같은 기술적 표현에만 머물지 않고 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흥과 즐거움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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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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