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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월호 | 뉴스단신 ]

그 때, 그 기사-도락
  • 편집부
  • 등록 2020-11-09 10: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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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기사
월간도예 1998년 11월호 [도예 모임 소개]
도 락陶樂

글. 김태완 편집이사, 전 편집장

‘도자를 즐긴다’는 의미의 모임 ‘도락’은 1995년, 9개 대학(국민대 건국대 단국대 서울대 서울산업대(현 서울과기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홍익대)의 도예전공 대학원생들의 모임 ‘젊은 어깨들’의 1기 출신 작가들 이 새롭게 결성한 모임이다. 당시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후배들에게 ‘젊은 어깨들’의 주축 자리를 내준 후, 신선한 사고와 진취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들이 다시 모였다. 흙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작업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회원 25명은 대부분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거나, 공방 운영과 전업작가로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꾸준히 작업하는 이들이었다.
오로지 흙 작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자연스럽게 결성된 모임 ‘도락’. 그들은 남다른 결속력으로 모임을 통해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자유분방하게 토론하고 정보교환은 물론 실험적이고 개성있는 작품을 함께 선보일 수 있는 것에서 의미를 찾았다. 진정 도자를 즐기는 때 묻지 않은 젊은 도예가들의 모습이었다. 도락의 첫 기획전은 1997년 서울 이후갤러리와 안양 원터갤러리에서 연이어 열렸다. 전시주제는 ‘블랙BLACK’. 회원들은 각기 다양한 시각으로 주제를 해석하고 개성있는 표현과 창의적 기법의 결과물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들은 ‘BLACK’이 지닌 암울과 침묵이라는 색의 이면에서 마치 검정색 턱시도에서 느끼는 깨끗함도 가 능하고, 또 어떤 색이든 흡수 할 수 있는 포용력까지 발견하고 창의적인 표현을 펼쳐냈다.
기사 하단의 회원명단에서 반가운 이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몇몇은 각종 비엔날레와 국내외 주요 전시에서 중견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또 몇몇은 공방작가로 자신의 생활을 근면하게 유지하며, 우리 도자문화의 대중적 활성화에 일조하고, 그것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는 도예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대학에서 만나게 되는 그들의 후배들이 오버랩 된다. 이들 역시 도자예술을 전공하고 있지만 삶의 목적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취업과 창업, 상업적 프로젝트의 성공을 비전의 1순위로 두는 모 습이 대다수다. 학창시절 순수하게 흙 작업에 심취해볼 여력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것에 관심을 두면 무언가 뒤쳐진 듯, 심적 압박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들에게 기회가 되면 꼭 묻는 질문 하나가 있다. “졸업 후에 뭐 하고 싶어요?” 전공을 살려 멋진 프로젝트 기획을 하고 아이템을 만들어 창업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듣고 싶어 던진 질문인 걸 눈치 챘는지 여지없이 원하는 대답을 내놓는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은 허전했다. 지난 기사를 들춰보다가 그 이유를 알았다. “도자가 너무 즐거워요. 어떡하든 흙 작업 계속하고 싶은 생각뿐이에요.”라는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흙 작업의 순수한 열정이 넘치는 이 시대의 ‘젊은 어깨들’ 그리고 ‘도락’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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