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REVIEWS
‘어우러짐’에 대한 관심
박성욱 <편片>
글.오가영 KCDF큐레이터 사진. 편집부
도예가 박성욱의 작업에서는 ‘어우러짐’에 대한 관심이 읽힌다. ‘여럿이 조화되어 하나를 이룬다’는 ‘어우러짐’은 작가가 작업의 재료와 과정, 주제를 통해 일관적으로 전달하는 가치이다.
박성욱의 작업은 분장기법粉粧技法에서 시작한다. 분장기법은 바탕흙으로 형태를 갖춘 기물器物 표면에 백토白土 혹은 색토 色土를 덧발라 색과 질감에 변화를 주는 장식기법이다. 형태를 구축한 태토胎土와 덧씌워지는 분장토粉粧土는 서로 다른 흙의 결합으로 어울림을 실현한다. 작가의 분장 기법은 묽게 희석한 분장토에 기물을 담갔다가 꺼내는 덤벙기법이다. 덤벙기법은 바탕흙과의 밀착도를 염두에 두고 재료를 탐구하는 기법으로 자연스럽게 흙물이 흘러 내리면서 섞이고 어우러지는 효과를 표현한다.
작가는 분장 후 가마에서 번조燔造한 개체들을 일정하게 배열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편 서랍」이나 「숲White Forest」은 나무 혹은 철로 사각의 틀을 준비하고, 비슷한 크기와 색을 가진 소결燒結 조각을 채워 넣은 작품이다. 소결 조각들은 엇비슷한 크기와 형상을 지녔지만 태토의 밑색과 안료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을 띠고, 흙의 수축도에 따라 다른 결을 가진다. 일일이 손으로 형태를 만들고 분장을 덧씌운 수많은 조각片들 은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요소의 반복으로 일목요연한 질서를 획득한다.
「편片-병甁」은 비슷한 부피의 각종 병을 개체片로 삼고 개체片의 입체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작가는 가마에서 소결된 수십 개의 백색분장 원통형 병을 열 맞춰 배치하고 군 데군데 사각형 병을 섞거나 청화 안료로 장식한 병을 넣는다. 태토의 종류와 분장의 농도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 보이는 <편片-병甁> 작업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작품 설치를 통해 개체片와 전체의 관계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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